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4
김진나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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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고파>

청소년 시절을 훌쩍 지난 이 나이에 청소년 소설에 끌리는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 본다.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 내 열일곱, 열여덟 그 시절을 단지 추억하고 싶어서일까?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그 시절이 안타까워서일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살아서 지금 돈 걱정없이 잘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욕심 때문일까? 이유가 뭐가 되었든 청소년 소설 읽기는 세상살이에 무뎌지는 나의 감각을 예민하게 되살리는 일이기에 멈출 수가 없다. 청소년 소설 읽기는 적어도 꼰대가 되지 않으려는 나만의 특별 처방약이다. 

소설 속 소녀들이 처한 상황에 나를 밀어넣는다.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숏컷의 머리를 꼴페미로 몰아붙이는 남자아이들의 행동에 현명하게 맞설 수 있었을까?

공중화장실에서 몰카에 찍힌 내 영상이 인터넷을 돌아다닌다면(생각만으로도 무섭다)어떻게 했을까?

남자친구와의 하룻밤으로 임신이 됐다면?

외모 지상주의에서 내가 이미 루저로 낙인찍혔다면? 

다섯 편 소설 속 소녀들이 처한 상황이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익숙하다. 여자라면 누구가 경험했을 이야기 속을 관통하는 억울함, 공포, 부당함,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든다. 김동인 소설의 주인공 '복녀'나 '곰네'의 이야기가 90여년이 지난 지금도 주인공 이름만 바뀌어 재현되고 있는 현실에 숨통이 꽉 조인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소녀라 불려지는 아이들이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외치며 스스로를 충분히 아름답고 멋지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이 걸어갈 시원한 미래가 기대된다.  

다섯 편의 소설을 읽으며 내 안에 들어있던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나부터라도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내포한 뜻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보고, 듣고, 읽고, 쓰고, 행동해야겠다.


<차례>

김진나 아버지의 미로 / 가족은 내가 선택한 감옥이 아니다. 태어나보니 이미 감옥안에 갇혀 있었다.

박하령 숏컷 / 쌈박한 숏컷으로 나도 잘라야겠다.

이꽃님 이제 소녀 같은 건 때려치우기로 했다 / 여자, 남자 그딴 이름표 떼고 인간으로 다 같이 평화롭게 살자. 

이   진 햄스터와 나 / 카리발리즘. 동족을 잡아먹는 행위. 본능.

탁경은 스스로 반짝이는 별 먼지 / 우주 속의 나는 티끌 같은 존재. 나를 별 먼지로 만드니 온갖 번뇌가 사라진다.


<발췌>

41쪽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늘 어렵다.

70쪽

​남자 여자 대결하는 게 페미가 아니라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맞추자는 게 페미니즘이라잖아.

76쪽

"페미니즘은 균형을 맞추는 추"

107쪽

사랑이 너덜너덜해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사과는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지만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다.

210쪽

누가 뭐라고 지껄이든 우리는 충분히 아름답고 멋지다고.

 

 

 

#해당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느낌이나 생각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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