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벨라
김미화 지음 / 어문학사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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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에 입양된 모든 한국 입양인을 위해 바치는 책

이 책의 타이틀이다. 한국 입양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들의 이야기를 속시원히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할까? 그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었다고 생각할까? 입양인이 아닌 나는 이 책의 타이틀에 대해 의문만 가질 수 있을 뿐 답을 할 수는 없다. 이런 내용의 드라마나 대중 소설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이야기 자체가 새롭거나 놀랍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스토리가 주는 편안함 때문이지 내용에 푹 빠져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졸이며 등장인물들의 행복을 빌었다. 가독성은 높은 책이다.

인간의 욕망이 부른 불행의 끝에도 희망은 있다.

​한순간의 욕망을 참지 못하고 성욕에 불타오른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인생이 무너진 여자의 파란만장한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열여섯 소녀에게 임신을 시킨 남자는 무책임하게 도망치고 임신한 아이를 낳고 미혼모로 아이를 기를 수 없어 입양시키고 그 죄책감으로 평생을 술과 약으로 버텨야했던 소녀. 그녀가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한 20년이 넘는 세월은 후회와 죄책감으로 얼룩진 꼭두각시 인생이었다. 비참한 꼭두각시놀음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는 인생으로 당당하게 나아가려는 그녀의 시작이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비춰지기를 바란다.  


클래식, 오페라, 음악가

베토벤, 푸치니, 쇼팽 등이 작곡한 유명한 오페라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마치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보고 듣는 것 같은 상상에 빠질 수 있었다. 인생에서 사랑이 전부인 사랑에 죽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오페라 공연을 책으로 읽는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오페라 피아노 반주자가 꿈이었던 래미, 지휘자가 꿈이었던 이태리 소년 시모네, 성악가를 꿈꾼 민수, 피아노 연주자를 꿈꾼 성희, 성악가가 꿈이었던 수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꿈꾸는 음악가의 세계는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이 무색할 만큼 아름답다. 그래서인가? 어리석은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지독한 이기심을 앞세워 오로지 입신양명을 향해 질주하는 그들이 밉기보다는 불쌍하고 가엾게 보였다. 인생의 올가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어리석은 우리들에게 그래도 음악은 안식처이고 희망이고 꿈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때문이다.

작가는 음악이 아픈 사람들에게 불행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고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란 모양이다. 벼랑 끝에 몰린 래미를 끝까지 붙들어준 것도 집시 소년이 불렀던 벨라 차오 노래였음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발췌 254쪽

모든 진실이 모든 이의 귀에 들리는 것은 아니다.

- 움베르토 에코『장미의 이름』중에서


발췌 324쪽

안녕, 아름다웠던 청춘이여.

안녕, 나의 슬픈 사랑이여.

그리고 모든 슬픈 시간이여, 안녕…


 #해당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느낌이나 생각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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