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 - 배움과 나눔으로 삶을 가꾸는
황영동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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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천시 제 2대 민선교육감으로 이청연씨가 당선된 이후로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글쎄나...

평가의 변화? 배움중심? 수업혁신?

위에서는 무언가 획기적인 변화를 바라는 듯 공문의 제목부터 이런 것들이 많이 쏟아져나오지만..

정작 그 변화의 주체는 우리 선생님들에 대한 배려는 늘 그렇듯 전무후무다

연수와 강의만 쏟아낼 뿐...

게다가 이런 연수와 강의로 우리 교사들이 뭔가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여유를 준 후에

공문이 와야 하지만... 늘 그렇듯이 선공문 후연수 ㅠ.ㅠ

9월 1일자로 평가방법의 혁신을 골자로 하는 공문이 시행되었지만 그에 대한 연수는 미비할 뿐이고

결국 필요한 내가 나설 수 밖에....

주변에 있는 선생님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일단 2015년 교실현장에서의 화두는 배움중심, 수업혁신이 될 듯하다.

수업선도교사 공개수업에 가봤더니 이미 배움중심이 가미된 수업으로 공개를 하였고

영어과 맞춤형 직무연수 강사 역시 강의주제는 수업연구대회를 대비한 수업지도안작성이었으나

 결론은 배움중심으로 마무리를 하더라.

말 그대로 교사의 계획에 의한 수동적 학습이 아닌 학습자 스스로의 배움을 강조한 것이라는데...

이와 관련된 세바시동영상, 책들도 주변에서 추천해주시고...

할 일이 많군....

 

일단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 첫번째 책은 <배움과 나눔으로 삶을 가꾸는 남한산초등학교 이야기>

 

 

 

남한산초등학교는 1912년 개교하여 2012년에 개교 100주년을 맞은 학교다.

하지만 2000년 전교생 26명, 복식학급 3학급만 남아 2001년 3월 1일자로 폐교될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

2012년 개교 100주년을 맞을 때까지 4명의 선생님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시작한 남한산학교 이야기는

이제 전국 혁신학교, 전원학교의 모델 학교로 전학하고 싶은 학교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배움과 나눔이라는 본연의 삶의 목적을 위해

흩어진 것을 모으고 바로 잡는 과정을 이 한권의 책 속 이야기로 펼쳐낸다.

 

일단 남한산초등학교는 사립학교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 점이 바로 이것이다.

사립학교인가? 아님 공립학교에서 이런 것이 가능한가?

그래서 찾아보니...

 

공립이다... 그렇다면 이 곳도 나와 같은 교사들이 모여있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대한민국에서 이런 교육이 가능하다니...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블록제 운영이다.

임용고시볼 때 어디 문제에선가 나온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초등학교는 40분, 중학교는 45분, 고등학교는 50분을 단위수업으로 하고 있다.

이게 명문화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수업연구대회나 뭐 그런 비슷한 것들 규정을 보면 초등의 경우 40분 수업, 블록제는 80분이라고 아예

나와 있다. 어기면 감점이라는 말과 함께 ㅠ.ㅠ

그리고 이것은 학습자의 발달단계에 따른 학습 집중력에 따른 시간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집중력이라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기만 하던 과거 주입식 교육에서의 집중력 유지 시간이 아닐까?

오히려 40분 동안

전시학습상기-동기유발-학습문제인식-문제해결방법탐색-문제해결-적용 및 반성-일반화 와 같은 일련의

활동을 하기에 40분은 굉장히 제약적인 시간이고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가장 정선된 자료만을 골라 학생에게 제시하고

학생은 교사가 의도한 대로 계획된 대로 학습을 진행하게 되는...

여전히 겉으로는 창의성 계발을 위한 교육이지만 속은 일방적이고 획일화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일 수도 있다.

 

남한산초등학교에서는 블록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일단 쉽게 이야기하면 두차시를 묶어세워 수업을 하는 형태인데 이렇게 형태만 바꾸어도 블록수업이 주는 장점이 많다고 한다.

수업의 시작을 여유롭게 할 수 있으며, 학습내용에 대해 충분히 탐색 및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또한 학생과 교사가 학습한 내용에 접근함에 있어 다양한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물론 80분 단위의 수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80분에 맞추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참 좋아보였다.

경우에 따라 20분 정도의 활동으로 하나의 주제를 마무리하고 60분을 다른 활동에 배정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고학년의 경우 많게는 3과목 정도만 하루에 한다는 점이 좋았다.

지금은 6개의 과목을 쪼개서 수업을 하는데 2-3개의 과목을 집중적으로 수업한다면 이는 학생 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수업준비의 부담을 줄이고 좀 밀도있는 기획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블록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쉬는 시간은 10분씩 쪼개진 것이 아니라 30분을 통으로 준다는 점이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요새 굉장히 중점을 두는 것이 실내안전생활, 질서 뭐 이런 것인데

아이들은 정말 종 치자마자 복도로 나와 전력질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뛰다가 종치고 다시 교실로 들어가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늘 뭔가 아쉽고 성에 차지 않는 그런 표정이다.

이러고 다음 시간 수업을 시작할 때 과연 학습에 대한 내적동기가 유발될 수 있을까?

그런데 아이들이 블록수업으로 충분히 배움을 실천하고 30분을 쉬게 되면

이 시간에 충분히 땀을 내고 놀 수 있고

놀이를 통해 사회적인 관계도 형성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찔끔찔끔 주는 쉬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욕구불만을 쌓아주는 역효과만 있을텐데

이런 발상의 전환이 가지고 오는 장점은 단점보다 확실히 많아 보인다.

 

다음으로 <온 작품 읽기수업>

요새 교과연계읽기수업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접근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온 작품 읽기란

일단 교과서를 하나의 수업자료로 보는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한다.

 

영어전담으로 아이들과 영어수업을 하면서 간혹 교과서의 활동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거나

넘어갈 때가 있는데 지금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익숙해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처음엔 왜 교과서 이거 안하냐고 내게 묻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교생실습학교라 교육대학학생들 수업을 지도해줄 때도

학생들은 교과서를 다 가르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더라.

대학 때 수업 중에 어느 교수님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Here and Now" 라는 구문이 가슴에 콕 박힌 적이 있다.

지금 내 교실에 있는 이 아이들은 작년 아이들과 그리고 옆 학교, 옆 반 아이들과 분명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물론 국가수준의교육과정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분명 있지만

우리는 교육과정에 있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지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다시 온작품읽기 활동으로 가서....

학년이 시작되기 전 교사들이 함께 토의해 만든 책목록

이것은 국어과 뿐 아니라 타교과활동과 관련하여 학급(남한산초등학교는 한 학년이 한 학급이다.)전체가

읽고 이와 관련한 수업이 진행된다고 한다.

금요일 블록수업 시간에 아이들은 온작품읽기를 진행한다고 한다.

 

보통 독서교육은 아침활동시간에 10-20분정도 읽는 것으로 시작해서

나머지는 과제나 가정학습으로 이루어졌던 것을 이렇게 교실로 가지고 와 모두가 함께 한다는 것에서

과연 그 안에서 어떤 생각나눔들이 이루어질 지 궁금하다.

아니 정말 보고 싶다

 

이렇게 블록수업과 독서교육으로 시작한 남한산초등학교의 이야기는

어찌보면 현실에서 과연 실천가능할까.. 먼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공립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야기였다.

어떤 이론적인 책보다 더 가깝게 다가오고 배움중심, 수업혁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론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 것이라면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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