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책의 소감과는 별개로 엘리오의 가정환경이 부러웠다. 겨울에는 도시에 살다가 여름에는 가족과 함께 B라고 부르는 ‘보르디게라’ 이 곳으로와서 원고 수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묵게 하며 어울리고 도와주고. 이게 추억이 되어 시간이 지나서도 이들을 찾아 오는 손님들이 있다는 게, 함께 추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멋졌다.
이 소설은 오로지 17살 엘리오의 시점으로만 서술이 되는데, 24살의 청년 하숙생 올리버를 만나 짝사랑의 감정과 동성을 사랑하게 된 자기자신에 대한 고뇌을 아주 세세하게 묘사하였다. 첫사랑이자 동성을 사랑하게 된 엘리오는 때로는 너무나 갈망하고, 질투하고, 차라리 사라져버리기를 바라고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엘리오가 올리버를 짝사랑하는 동안 꿈을 꾸는데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이런말을 했다. ‘ 네가 멈춘다면 난 죽도록 괴로울거야!’ 꿈은 사람의 욕망이 표출되는 곳이라고도 들었다. 아마 올리버를 사랑하지만 결코 이루어질수 없다는 걸 알기에 계속 고뇌하는 자신에게 멈추지 말라고, 계속 구애해서 자신을 가지라는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거란 희망의 말을 올리버에게 듣고 싶어 꿈에 나타난게 아닐까 싶다. 소심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용기를 주는 말을 듣고 싶어 꿈으로 나온 것 같다.
엘리오의 시점으로만 풀어나간 이 소설은 엘리오의 감정을 세심하게 다루어서 자꾸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해외의 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만약 17살의 내가 동성을 만나 그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면 나는 어떻게 할까.
물론 나는 성별을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동성이든 이성이든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은 내가 원하고자 선택해서 이루어진게 아니기때문에, 단지 동성이란 이유로 사랑하면 안된다는 이유는 없지 않을까?
참을 수 없는 것 세가지로 재채기, 사랑, 웃음 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내 주위 사람들이 동성을 사랑하는 것에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다거나 어떤 생각을 갖고있을지 모른다면, 하물며 내가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불확실하다면 그러니까 엘리오의 환경과 같다면..
거의 엘리오와 비슷하게 행동하지 않을까 싶다.
어쩔때는 차라리 그와 멀어지거나 심지어는 존재하지 않아서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가도,
그 옆에 찰싹붙어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사랑을 요구하고, 나의 흔적을 남기고
아니면 그냥 열병처럼 앓다가 그냥 물흘러가듯 보내버리고 싶어질것같다.
올리버는 로마에서의 볼일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가야했고, 엘리오는 그와의 마지막을 단 둘이서 보내기위해 함께 로마로 떠났다. 잠깐의 행복했던 시간을 보낸 둘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고, 그 후 올리버는 미국으로 돌아가 결혼을 하고, 그 소식을 전화를 통해 엘리오의 가족에게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