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킷 수도원의 강아지들
뉴스킷 수도원 엮음, 김윤정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흔히들 말하기를, 반려인구 천만시대라고 한다. 전 국민의 1/4 가량이 동물을 반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모든 동물들은 엄밀히 말해서 '반려' 동물이 아닐 수 있다. 보호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들은 존중받는 생명이 되기도 하고, 돈벌이의 수단이 되기도 하며, 충동적으로 구입하는 선물이 되기도 하고, 귀찮으면 버려지는 장난감이 되기도 한다.  

반려인구 천만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의 반려문화는 가야할 길이 멀다. 최소한 15년을 내다보고 건강할때나 아플때나, 좋을 때나 나쁠 때를 책임져야 하는 개를 기른다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심사숙고하며 미리 교육을 받는 보호자가 얼마나 될까? 또, 그 개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책임지고 반려하는 보호자는 얼마나 될까?  

매년 발생하고 있는 유기견의 수가 평균 10만여 마리에 이르고, 이 가운데 주인을 찾아 되돌아가는 유기견은 고작 1000여 마리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반려문화 실정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20년차 반려인이지만 아직도 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고 더 많은 교감과 교육을 필요로 하는 나는, 제도적 개혁보다 시급한 것이 의식문화의 개선이라고 생각한다. 반려인이든 비반려인이든 의식이 먼저 개선되지 않으면 제도와 인식의 변화도 더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를 보다 '잘' 기르고자 하는 보호자들에게 지침서가 될 만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 또 비반려인도 동물의 사랑스러움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책이나 영화 등 문화 콘텐츠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뉴스킷 수도원의 강아지들>은, 위 두 가지 중 전자에 해당한다.

 

 

 

수도사와 강아지. 어쩐지 엄격하고 엄숙한 느낌이 드는 조합이다. 하지만 뉴스킷 수도사들은 '칭찬'을 최고의 훈련법이라고 말한다. 30년이 넘도록 저먼 셰퍼드를 꾸준히 기르면서 자신들만의 훈련법과 훈련체계를 구축한 그들은, 처음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이나 제대로 된 훈련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자신들의 노하우를 이 책을 통해 전수하고 있다.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적당한 사이즈와 더불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체계적인 정리와 상황에 맞는 사진 덕분에 보다 독자의 이해가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생명이 탄생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묘사한 서두로부터 시작해,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강아지를 처음 입양하기 전의 주의사항 및 성장발달 단계에 따른 훈련법을 설명하는 이 책은 반려인들이 꼭 한 번쯤은 접해야 할 베이직 교본이 아닐까 싶다.

 

  

주의할 점은, 이 책이 번역된 것이 무려 10여년 전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접한 책은 개정판으로, 지난 10여년 간 반려동물 교육, 문화, 인식 등은 물론 수의학적, 행동학적 측면에 대해서도 수많은 발견과 발전, 그리고 변화와 개혁이 있어왔다. 따라서 이 책은 '완벽한' 교본이 아닐 수 있으며, 저자 또한 개정판에서 일부분을 수정하거나 삭제했다고 한다.

 

또한, 소형견과 실내견이 주가 되고 자연환경을 쉽게 접할 수 없으며 공동주택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의 경우 마당이 딸린 단독 주택에서 대형견을 기르는 경우가 많고, 더군다나 뉴스킷 수도원은 전원 속에 자리잡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특수한 집단이다. 일반적으로 대형견에 비해 소형견은 성장 발달이 빠르게 진행되고, 반려인과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보다 긴 수명과 보다 예민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점을 무시한 채 모든 관련 서적이나 온라인 상의 정보들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반려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적인 학습이 아닌, 견종별, 개체별 특성 및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하여 내 반려견에게 가장 적합한 훈련법을 개발하고 찾아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 우나더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인식 변화를 일으킬 많은 문화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생산되고 진화하며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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