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시골에 내려가 김장을 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평일에 시간을 내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오랫동안 취업을 하지 못한 때문이었다.시골에는 할머니 혼자 사신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른들 사이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일에 대해 얘기가 오갔던 것도 같은데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그것은 할머니의 선택이었다. 할머니는 살던 곳에 남아 혼자 텃밭을 꾸리는 삶을 선택하셨다.낮에 김장을 하고 저녁엔 쉬면서 책을 읽었다. 《잔류 인구》는 그때 챙긴 책 가운데 하나였다. 그렇게 한 주를 보내는 동안 나는 할머니와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다.노년의 삶은 《잔류 인구》 속 오필리어처럼 SF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일상을 꾸리는 일은 모험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잔류 인구》속 오필리어의 이야기는 SF가 우리의 현실과 어떻게 닮았는지 생각하게 한다.귀가 어두워 남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데다 허리와 무릎도 좋지 않으시면서 고집은 또 세서 손에서 일을 놓지 않는 나의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일상이 좀더 기뻤으면, 오필리어의 이야기처럼 얼마간의 모험이 깃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엘리자베스문 #어둠의속도 #잔류인구 #SF소설 #과학소설 #책스타그램 #장편소설
노력하지 않는 사람보다 최선을 다해 가식을 부리는 사람이 그곳에 닿을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척‘ 한다는 것에는 어쩔 수 없이 떳떳하지 못하고 다소 찜찜한 구석도 있지만, 그런 척들이 척척 모여 결국 원하는 대로의 내가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점에서 가식은 가장 속된 방식으로 품어보는 선한 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