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만 보아도 좋아 고래책빵 동시집 15
이경희 지음, 윤지경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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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은 <바라만 보아도 좋아> 입니다.작가 이경희님은 1996년 아동문학평론에 동시가 당선되고 1996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동시집으로 <달이 된 엄마 얼굴>이 있는데 1999년에 나온 시집입니다. 2020년까지 특허청 공무원으로 있다가 정년 퇴임을 했습니다. 이 시집은 퇴임기념 동시집이 되었네요.

    작가님이 정년 퇴임을 할 정도의 나이시면 60대 정도 되셨을 텐데 작가님은 아직도 동심을 잃지 않고 있으십니다. 쓰신 시들이 모두 아이들이 쓴 동시 같이 맑고 순수함 그자체입니다.

그리고 시들이 대부분 길이가 짧은데 짧은 시지만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단어만 배치하셔서 아름다운 동심을 노래하는 시들을 70편이나 많이도 쓰셨습니다.

제목부터 너무 마음에 드는데 그림을 그리신 윤지경 님의 책 표지도 너무 예뻐서 "바라만 보아도 좋은 시집"이 완성되었네요.


그중에서도 아래 「편지」라는 시와 「하늘나라 병원」 이라는 시가 가장 동심을 잘 표현한 시인 것 같아요. 여기 한 번 써봅니다.


편지

고모에게

고모 안녕!

난 영주에요

나는 고모가 좋아요

생일은 언제예요?

고모!

언제 우리집에 놀러 올 거야

음~~음~~음~~

근데

고모!

알라뷰 ♡

4살 조카 그림편지에는

사랑이 넘친다.




「하늘나라병원」 위의 사진을 통해서도 내용을 읽을 수 있어서 다시 쓰지는 않았습니다. 하늘을 씽씽 날아다니는 비행기때문에 구름과 해님이 아프면 어떻하냐고 걱정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그리고 그림과 시가 너무 잘 어우러진 「엄마의 꽃밭」, 「봄인가 봐요!」, 「소중한 너」 이렇게 3편의 시가 있었습니다. 「엄마의 꽃밭」 이란 시는 "꽃이 피면 엄마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 이렇게 하면서 끝을 맺었지만, 이미 그림에는 꽃들이 무성하게 피어있는 그림을 그려서 꽃밭에서 엄마가 행복하고 흐뭇해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봄인가 봐요!」 이 시는 3월에 숲으로 가서 나무잎에게 수줍게 손내밀어 가만히 악수를 해본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잎이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게 악수한다는 어린 소녀의 조심스러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시집을 읽기 전날 제가 꿈에서 꽃을 꺾는 꿈을 꿨었는데 나도 봄이 오면 꽃을 꺾지 말고 이 소녀처럼 가만히 악수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중한 너」 이 시는 꼭 친구를 기다리는 것 같이 쓰여 있는데 알고 봤더니 그리워하는 대상이 "비"네요. 끝에 마지막 연만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바꾸면 나를 그렇게 그리워했냐고 그사람이 고마와할 것 같네요. 사진이 흐려서 여기 한 번 써보겠습니다.


소중한 너

-널 기다려

-누가?

-풀,

꽃,

나무,

우리 할아버지

그리고 나

뭐하느라 소식 없니?

-전화라도 하렴

-싫어

-그럼,편지라도 쓸래?

같이 있을 땐 몰랐어

너의 소중함과

귀중함

이제야 알았어

-그리워

-보고 싶어

시원한 소리로

비오는 날.


이경희 작가님의 시중에 「빼빼로 데이」와 「6월의 거리」라는 시가 아주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0대이시니까 빼빼로 데이는 잘 모르실 법도 한데, 그리고 2002년 우리나라에서 월드컵할 때 전 국민이 목청을 높여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하며 응원을 해서 세계 4강까지 올라갔을 때 그 때의 감격을 이렇게 멋진 시로 만드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이 시의 제목이 왜 <바라만 보아도 좋아>일까 궁금했는데 거의 끝에 그 답이 있네요. 「바라만 보아도 좋아」 라는 시가 나오는데 엄마가 오누이가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아들이 하나 있는데 요즘 성장기라 한참 맛있게 밥을 먹습니다. 엄마가 해주는 된장찌개가 맛있다, 외할머니 국수보다 엄마 국수가 더 맛있다 하면서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저도 우리 아들이 배부르면 저도 배부르고 잘 크고 있는 아들만 보아도 행복합니다.


이경희 작가님께서 이렇게 멋진 시집을 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시집 많이 써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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