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보다 강한
디팩 초프라 지음, 최승자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중독보다 강한’(디팩 초프라 저)
-빗나간 열망을 다스리는 지혜

2013. 5.

1.
디팩 초프라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내분비 전공의였으나 이후 대체의학과 영적 명상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연설가이다. 얼마 전, 동서양의 생명문화 융합운동을 위해 한국의 방문한 그는 김미경쇼에 출연하여 많은 감동을 전해주었다.
그 스스로 현대의학의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대체의학과 영성 치료로 방향을 바꾼 것은 자기의 행복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의사로서의 성공이 거듭될수록 늘어나는 것은 스트레스와 시가뿐이었다는 그는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를 만나면서 자신의 방향을 심신(心身)의학으로 확장하게 된다.

이 책 ‘중독보다 강한’은 부제 ‘빗나간 열망을 다스리는 지혜’가 보여주듯이 중독에 대한 부정적 묘사보다 이를 인정하고, 보다 완전함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중독자를 분노와 절망에 빠진 사람이 아니라 ‘길 잃은 구도자’라 부른다. 그들은 단지 보다 나은 즐거움과 초월적 체험을 갖고자 했던 것이다. “중독이란 틀린 곳에서 옳은 것을 찾는 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중독은 심각하게 타락한 진정한 기쁨의 대체물일 뿐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중독을 다루기 위해서 우리 안의 내재되어 있는 완전성을 일깨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2.
저자는 사람의 생존에 ‘영혼의 음식’ 역시 필요한 요소이며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서 인류는 일상의 현실을 넘어선 기쁨(Joy), 즉 황홀경을 경험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물질지향의 사회는 ‘진정 심오한 체험 대신 다양한 자극적 활동과 감각을 마비시키는 대체물을 찾아내 왔다.’ 사람들의 ‘영적 공백은 자기 파괴적 반응을 낳게’ 되고, 사람들은 ‘기쁨이라는 비물질적 요구에 대해 술과 마약, 위험한 성행위 등 물질적 반응’을 하게 된다.
저자는 행복은 ‘외부적 이유에 대한 내면적 결과’인데 반해 기쁨(joy)은 ‘가슴과 영혼으로부터 세계로 투영된’ 우리 자신의 본연이라고 말한다. 행복이 찾거나 구입하려고 애쓰는 것이지만 기쁨은 원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안의 기쁨을 잃어버리고 외부에서 행복을 찾게 된다면 그 체험은 ‘고통이나 즐거움의 꼬리표가 붙어 기억’된다. 우리말로 ‘업(業)’으로 해석되는 카르마(karma)는 산스크리트어로 ‘행동’을 뜻하는데 우리의 행동과 말, 생각은 ‘행동-기억-욕망’의 조합 형태로 우리의 세포 안에 저장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중독행위의 교정에는 중독 이전의 자신이 좋아했던 행동을 되살리고, 중독 체험과정에 대해 세밀하게 기억해보는 마음 챙김의 훈련을 통해 현재의 순간을 완전하게 자각하는 새로운 기쁨을 체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보다 높은 차원의 즐거움을 느끼면 열등한 즐거움은 지워버릴 수’ 있고 ‘기쁨을 아는 첫 걸음은 단순히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3.
저자는 ‘사람의 상태를 진정으로 파악하려면 신체적 징후들뿐만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 심지어는 영적 기질까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인도의학인 아유르베다를 인용하여 에테르, 공기, 불, 물, 흙 등 우주의 5대 원소와 인간 심신의 세 가지 본질적 지배 원리인 ‘도샤’를 설명하고 있다. 도샤는 우리의 사상의학에서 사상체질의 구분과 유사한 것으로 움직임의 원리인 ‘바타 도샤’와 에너지와 신진대사의 원리인 ‘피타 도샤’, 생리구조와 골격 체계의 원리인 ‘카파 도샤’로 구분된다. 이 도샤들은 때로는 단일하게, 때로는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간단히 중독과 관련해서 살펴보자. “충동적인 행위와 신경 불안정은 균형을 잃은 바타 탓이다. 중독을 언제든 끊을 수 있다는 자기 통제력에 대한 과신은 피타 불균형 때문이다. 물질 남용을 견딜 수 있는 카파 유형은 변화에 둔감하기 쉬운 성향과 결합하면 치료에 저항적인 면을 만든다.”
저자는 책을 통하여 마약과 알코올, 담배 및 음식 중독에 관한 각각의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치유의 진정한 기반은 진정한 기쁨을 찾기 위한 선택이다. 저자는 ‘선택은 의식적인 생각에서부터 생화학적인 선택까지 모든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4.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중독을 경험한다. 그것이 비록 의학적 진단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중독된 그 무엇으로 인해 삶이 복잡해지기도 하고 평정심을 잃어버리는 경험들이 한 둘은 있을게다. 아니면 새로운 행동과 생각을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갖기도 한다. 그것은 나에게 익숙한 행동과 사고의 패턴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가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 명상요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본연적 모습을 인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쁨의 모습을 찾는 과정은 굳이 ‘영성’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얼마 전에는 항상 뾰로통해있고, 가끔 이상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는 이 이아의 얼굴이 매우 밝았고 맑아보였다. 물론 자세히 밝힐 수 없는 다른 사정이 있었지만 아이는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바꾸고 싶어 하였다. 그러면서도 다시 익숙한 행동과 생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을 극단적으로 염려하였다.
이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생각을 바꾸기로 마음먹은 게 언제니?”
“이틀 전이요.”
“그럼 그저께 마음먹고, 어제부터 환하게 지내고 있었네? 그럼 네 마음처럼 성공할 확률은 80% 이상이겠는데? 누구나 마음먹기는 쉬어도 너처럼 행동하기가 쉽지 않거든.”
“이번에도 못 고치면 저는 그냥 확…”
“아니야. 어제 오늘, 너는 매우 기분이 좋아 보여. 그렇지? 아마 일주일 정도 지나면 마음이 약해져서 예전처럼 하고 싶은 마음도 들 수도 있어. 그때에는 어제와 오늘에 느꼈던 기분, 기쁨을 생각해보면 잘 되지 않을까?”
책의 내용이 생각이 나서 이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면서도 이 말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30대를 노동운동의 한 구석에서 일을 했던 것은 나의 선택이었다. 나는 그 활동 속에서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었고, 사회의 진보를 위해 내 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기쁨을 맛보고 있었다. 그러나 활동 그 자체의 ‘기쁨’은 성과와 평가라는 기준이 적용되면서 사라졌다. 성과와 평가에 대한 중독이 너무나 길어서인지 그 기쁨을 직접적으로 다시 마주하기는 힘들지만 나는 기쁨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기쁨을 다른 형태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나에게 상처가 되는 또 다른 일이 생겼었다. 아직도 나는 그 상처와 충분히 마주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 일이 있기 전에 누렸던 기쁨(Joy)을 나는 기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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