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마음과 몸의 치유력
노만 커진스 지음 | 전겸구, 김교헌 옮김 / 학지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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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마음과 몸의 치유력’(노만 커진스 지음)

1. 들어가는 말 : 몸과 마음은 따로 있지 않다.
원제가 ‘Anatomy of an illness(질병의 해부)’인 책은 의학적 훈련을 받은 적은 없지만 UCLA의대 교수로 재직한 노만 커진스의 경험적 심리치료학 저서(1979년)이다.
커진스는 1964년, 교원질 파괴로 인한 강직성 척추염으로 온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질병의 원인은 정확하게 알 수도 없었고, 고작 0.2%만이 완치되는 질병이었다. 커진스는 자신에 대해 치유 의지와 적절한 생리적 기능의 향상을 위한 실행에 착수하였고, 그로부터 몸과 마음의 상호 작용을 통한 자연의 치유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명 현대의학 발전은 인류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진전해가고 있다. 그러나 200년 남짓한 현대의학의 역사는 그 공과(功過)를 판단하기에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더욱이 석기시대의 유전자를 지닌 인간의 신체에 비해 현대 사회의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질병요인은 얼마나 많아졌던가? 더욱이 의학과 결합된 자본의 탐욕과 미디어 광고는 강한 효과(!)의 약물로 우리를 유혹하지 않던가?
커진스의 결론은 모든 사람은 자기 질병과 장애의 회복에 책임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치료에 있어 핵심은 ‘좋은 의사-환자 관계’라고 말한다. 즉, 환자의 책임은 건강한 생활양식을 실천하는 것 이상, 가능하다면 치료의 선택과 적용에 관한 책임을 의사와 함께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의사는 이러한 환자의 선택에 적절한 정보와 생존의지에 대한 격려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저자의 경험에서 시작된 이 책은 수많은 문헌적 연구에도 불구하고 단일사례 연구이다. 그러므로 읽는 이는 자칫 동굴로 빠지지 않도록 걸음을 조심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이 상식의 동굴에서 나올 수 있는 징검다리일지 모를 일이다.

<중략>

3. 맺는 말 : 건강한 관계가 내 몸과 삶을 건강하게 만든다.
이 책을 다분히 건강심리학으로 분류하는 것은 마땅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몸과 마음의 상관성이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라면 그에 대한 연구와 성과의 축적도 의학적 범위에서 다루어져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커진스의 결론 세 가지, 영양과 좋은 의사-환자 관계 그리고 긍정적인 정서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좋은 의사-환자 관계가 많이 와 닿는다. 질병의 치료에 있어 환자 자신의 의지를 북돋아줄 수 있는 것은 의사의기 때문이다.
한양대학병원에 가면 류마티스 병원이 따로 있다. 그만큼 한양대병원에는 류마티스 환자들도 많고, 잘 고치는 명의라고 소문이 나있다. 이 병원에 진료를 받으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꽤 오래 전에 나는 류마티스과에 근무하는 아는 간호사에게 무슨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 선배의 대답은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질환 특성상 노인들이 많이 오는데 담당 의사가 환자마다 그 신세 한탄이며, 아픈 이야기를 다 들어준다는 것이다.
그 병원의 특별한 비법은 이것에 있었던 것이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들어주고, 그들을 나을 수 있다고 확신에 찬 지지를 해주는 것이 그 비법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위독하실 때의 일이다.
1년에 예닐곱 번을 응급실로 달려갔었다. 거의 같은 병원 응급실이라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갈 적마다 느끼는 것은 차갑고 낯선 공기였다. 위중한 상태의 부모님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중환자실의 첨단 장비들로 둘러 싸여도 단 한번 30분의 면회만 허락되는 환경이 당신들에게는 편안함을 제공해주었을까?
“죽음은 삶의 궁극적인 비극이 아니다. 궁극적인 비극은 비인간화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정신적 위안으로부터 분리되고, 남은 삶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희망도 없이 소외된 불모의 땅에서 죽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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