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와 너구리 - ㄱㄴㄷ으로 만든 로맨스 그림책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5
이루리 지음, 유자 그림 / 북극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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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소설 <소나기>의 소년과 소녀의 운명적 서사는 빗 속에서 이루어졌다. 어디 사람들만의 이야기겠는가. 숲 속에 사는 동물들 사이에 사탕만큼 달달한 소문이 퍼졌다. ‘고릴라랑 너구리 둘이 사귄대.’ 비오는 어느 날, 라일락 나무 아래서 처음 만난 고릴라와 너구리.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책을 좋아하던 너구리는 갑자기 쏟아진 비 때문에 온 몸이 홀딱 젖고 만다. 라일락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던 그 때, 고릴라가 조심스레 다가와 손수건을 건넨다. 고마움에 대한 답례였을까. 고릴라와 너구리는 날 좋은 어느 날, 바위 위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오순도순 김밥을 나눠먹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말 한마리. 발 없는 말(語)이 천리를 간다는데, 발 있는 말(馬) 역시나 빠르게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전한다. 찰칵! 찰칵! 사진으로 현장의 증거(?)를 남기는 건 필수다.😆📸

‘ㄱㄴㄷ로 만든 로맨스 그림책’ <고릴라와 너구리>. 자음 ‘ㄱ’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릴라 알지? ‘너’구리도 알지? ‘둘’이 사귄대! 그 다음 이어질 ‘ㄹ’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ㅎ’까지 이어지는 14가지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진다.

언뜻보면 ‘자음’을 알려주는 비서사식 구조의 지식 그림책 같지만, 어쩌면 고릴라와 너구리의 ‘사랑’ 서사에 깜짝 등장한 한글 ‘자음’의 창작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유쾌하고 엉뚱한 상상이 만든 사랑스런 이야기’. <고릴라와 너구리>를 보며, ㄱㄴㄷ으로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엄마들은 애쓰지 않고 자연스레 ‘자음’을 익히는 아이들을 먼발치서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진짜?😲👍)

미션 : ㄱㄴㄷ 말놀이

ㄱ : 가만 있어봐.
ㄴ :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그림책의 제목이 뭐라고?
ㄷ : 다시 말해봐. ㄱㄴㄷ으로 만든 로맨스 그림책 <고릴라와 너구리>라 이거지? 정말 재미있겠는걸?

* 이 리뷰는 #도서출판북극곰 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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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좀 주워 주세요 -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84
차야다 지음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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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읽고 등장인물에 나를 빗대어 본다. 과연 나는 토끼에 가까운 사람일까. 거북이에 가까운 사람일까. 어쩌면 ‘거북이고 싶은 토끼’가 아닐까? 토끼는 빠르지만 게으르다. 토끼는 특출난 재능이 있지만 겸손함이 부족하다. 거북이는 느리지만 꾸준하다. 토끼와 같은 재능은 없지만 포기할 줄 모른다.

재능은 차치하고, 분명한 건 꾸준함보다 게으른 쪽에 가까운 나는 우화를 빚댄 차야다 작가의 그림책 <공 좀 주워 주세요>를 보며 다시금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던 토끼는 공을 높은 담장 아래로 떨어뜨린다. 때마침 그 밑을 지나던 거북 할아버지에게 토끼는 공을 주워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토끼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결국 뒤이어 지나가던 병아리 꼬마에게 부탁을 하는데, 안타깝게도 꼬마 병아리의 힘이 높은 담장 너머로 공을 던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다음 담장 밑을 지나가는 사자 한 마리. 토끼는 반색을 하며 공 좀 주워달라고 이야기한다. 역시나 사자 아저씨는 토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식은 죽 먹기지.” 토끼는 공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아뿔싸. 힘이 좋은 사자 아저씨지만 딱딱한 구두를 신은 탓에 공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

이쯤되면 의문이 든다. ‘내려갔다 오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하지만 토끼는 포기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동물들마다 붙잡고 공을 차 달라고 부탁한다. 과연 토끼는 그 자리에서 제대로 공을 받을 수 있을까?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기만 하는데 어서 주워와 공놀이를 하면 좋으련만. 토끼를 보는 내내 안타까우면서도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듯한 토끼를 보며 불편한 마음 또한 감출수가 없었다.

내가 가진 잠재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타인에게 의지하거나, 쉽게 인생을 살아보고자 한다면 결국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달리는 거북에게 지고마는 토끼와 같은 신세를 그 누구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동안 우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기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도움만 받으려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때는 그런 사람들이 더 빨리, 더 쉽게 결승선에 도착한다고 생각했었다.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인생에도 분명 퇴행은 있다. 쉽게, 그리고 빨리 달린만큼 뒷걸음질의 보폭 역시 크다는 것을.

늦게가도 좋고, 돌아가도 좋으니 제 속도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그림책 <공 좀 주워주세요>는 과연 내 인생의 속도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더 나아가 속도에 따른 지금 내 삶의 모습은 어떠한지 깨닫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도서출판북극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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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시간 - 열두 달 숲속 길을 따라서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4
윌리엄 스노우 지음, 앨리스 멜빈 그림, 이순영 옮김, 국립수목원 감수 / 북극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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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살고 있는 다정한 생쥐 한 마리. 추운 겨울 동안 생쥐는 집 안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집 안을 들여다보니 서랍장에 기대어 앉아 책을 본다. 아늑하고 따뜻한 집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보내는 겨울은 어떨까? 이제 막 봄의 계절에 들어선 나에게 생쥐의 시간이 부럽기만 하다.

한 겨울 눈은 녹고, 생쥐는 길을 나선다. 2월의 겨울의 숲은 황량하지도, 쓸쓸하지도 않다. 깨끗하고 하얀 설강화가 아쉬운 설빛을 위로한다. 조그마한 언덕 위에 회색 다람쥐가 살고 있다. 무얼 하고 있는 걸까?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재료를 보니 혹시 빵을 굽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굴뚝 사이로 고소한 빵 냄새가 솔솔 풍기는 듯 하다.

본격적으로 봄을 알리는 3월. 고슴도치가 겨울 잠에서 깨어났다.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한 세모집 안의 모습은 어떨까. 살포시 열어본다. 찬 기가 채 가시지 않은 계절이기에 여전히 난로 위의 주전자는 부지런하다. 고슴도치는 이부자리도 정리하지 않고, 잠옷 바람으로 빨래를 널고 있다. 그리고 그 곁에서 생쥐는 조용히 손길을 보탠다.

드디어 벚꽃의 계절 4월. 봄비가 땅을 적시며 짙은 꽃향기를 흩뿌린다. 생쥐는 가벼운 몸으로 벚꽃 나무 위에 앉아 숲 속의 봄내음을 만끽한다. 날도 좋은데 다가오는 5월의 숲에서 생쥐는 무엇을 할까?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궁금함이 가슴 속에 일렁인다.

이만큼 살다보니 반복되는 계절의 모습을 얼추 다 알 거라 생각했다. 열두 달의 시간을 단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해 지나고보니 내가 그간 미처 몰랐던 숲의 시간들이 온전히 내 곁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다. 지금은 4월, 벚꽃이 한창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계절이지만 <숲의 시간>을 통해 벚꽃의 앞날을 함께 그려본다.

생쥐는 숲의 시간을 함께하는 길라잡이다. 한 여름을 지나, 가을, 다시 돌아온 겨울까지. 생쥐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숲의 얼굴이 순간순간 총천연색으로 변화한다. 또한 계절마다 나타나는 다양한 꽃, 나무, 새, 동물, 곤충들이 매 장마다 눈길을 끈다.

색연필로 섬세하게 그린 숲의 시간은 너무도 다정하다. 시 한 소절을 읊듯 글 속에 담긴 숲의 모습이 생기롭고 발랄하다. 숲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림책 <숲의 시간>이 선물처럼 다가온다. 지루한 일상 속 활력 넘치는 순간을 곁에 두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그림책 <숲의 시간>과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 장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숲의 시간을 자세히 담아놓기도 하였다.

* 본 그림책 리뷰는 도서출판북극곰 에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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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행동 -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6
재클린 우드슨 지음, E. B. 루이스 그림, 김선희 옮김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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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지금의 내 고민과 맞닿아 있기도 하거니와 어린시절의 내 모습도 떠올랐기 때문.

배경은 미국의 한 초등학교.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겨울 어느 날, 한 아이가 전학을 왔다. 이름은 마야. 교장 선생님은 마야의 손을 잡고, 교실 문을 들어선다.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슴에 파묻은 채, 작은 목소리로 인사한다. ‘안녕.’

아이들은 마야의 차림새를 살핀다. 열린 코트 사이로 낡고 해진 옷, 추운 겨울에 맞지 않은 얇은 봄 신발. 소극적인 모습과 볼품없는 마야의 옷차림이 일순간 친구들 사이에서 ‘함께 놀고 싶지 않은 아이’로 만들어 놓는다.

하지만 마야는 그런 친구들의 마음을 알리가 없다. ‘나’에게 미소짓는 마야를 나는 본체만체 한다. 급기야 “마야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는 게 어때? ‘헌 옷 수거함.’ 저 애가 입는 건 전부 다 거기서 가져온 것 같아.” 라고 말하는 ‘나’의 친구 켄드라도 있다.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어찌 송곳처럼 날카로운 말만 골라서 하는지. 반복되는 외면, 무시, 거절 등으로 결국 마야는 더이상 친구들 곁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나는 그저 애꿎은 줄넘기만 돌리는 마야가 안쓰러워 그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게 되었다.

물이 가득찬 그릇에 돌멩이 하나를 떨어뜨리는 선생님.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그 모습을 바라본다. 돌멩이가 떨어진 자리 주위로 물결이 일렁인다. 그리고 선생님은 말한다. “친절이란 이런거란다. 작은 친절이 물결처럼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지.”

선생님은 마야와 아이들의 관계를 알고 있었을까?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했던 친절한 행동을 떠올려본다. 하지만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마야를 향해 던진 묵직하고, 차가운 돌처럼 온 몸이 굳어진 채 덩그러니 서있다..

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에 대한 고민은 늘어만 간다. 우리 아이가 소외되지 않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기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겉모습만으로 친구들을 쉽게 판단하고 배척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내 안에 항상 공존한다. 어쩌면 일어날지도 모를 일들에 대한 불안에 따른 고민일지도.

결국 ‘나’와 같았던 시절의 나, 반대로 마야와 같았던 시절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불편하고, 가슴 아팠던 일들이 그림책 <친절한 행동>을 보며 끝내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말과 행동이 주는 무거운 책임감과 더불어 다정한 말씨와 사소한 배려가 미치는 사랑의 위대함이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들 각자의 마음 속에 선명히 새겨졌길 바라본다.

*이 리뷰는 도서출판북극곰에서 그림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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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스키 탈 수 있니? -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5
레이먼드 앤트로버스 지음, 폴리 던바 그림, 김지혜 옮김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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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앞표지의 아기곰은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다. 듣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하다. #에즈라잭키프아너상 을 수상한 그림책 <너 스키 탈 수 있니?>는 귀가 아닌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는 아기곰의 생각과 마음을 따뜻한 그림과 다정한 글로 이야기 한다.

밤 사이 눈 내린 어느 아침, 아기곰은 흔들리는 난로와 웅웅거리는 침대, 부르르 떨리는 창문 때문에 깊은 단잠에서 깨어난다. 아기곰은 커튼을 걷고 창문 밖, 눈 내린 아침 풍경을 지그시 바라본다. 웅웅거리는 것도, 부르르 떨리는 것도 없는 고요한 세상. 아기곰에게 떨림없는 세상은 어떠한 것일까?

아빠곰과 함께 아침 밥을 먹던 아기곰은 텔레비전 속 파란 스키복을 입은채 산비탈을 내려오는 사람을 보게 된다. 곧 아빠곰은 아기곰에게 묻는다. “너 스키 탈 수 있니?” 사실 아기곰은 아빠곰의 질문을 짐작할 뿐 제대로 들었는지는 모른다. 아빠곰은 아기곰에게 정말 스키를 탈 수 있냐고 물었을까?

아빠곰은 아기곰이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대로 듣고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인사를 건넨 친구에게 답인사하지 않은 아기곰을 꾸짖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 아빠곰이 아기곰의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구나.’ 그나저나 아빠곰은 아기곰을 향해 어떤 말을 하려던 것일까?

잘 들리지 않는 아기곰의 시점에서 줄곧 이어지는 이야기. 왜 어른들은 아무도 아기곰의 불편함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일까? 유치원 친구들도 그런 아기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시종일관 당황하는 아기곰을 향해 “너 스키 탈 수 있니?”라고 물을 뿐.

과연 아기곰은 보청기를 착용하고, 추측뿐인 세상속에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을까? 귀가 잘 들리는 사람에게 난청인 아기 곰의 불편함과 아픔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그림책 속 아기 곰을 통해 우리는 알게 된다. 불편하고 힘든 점은 많지만 세상이 건네는 배려와 사랑으로 숱한 어려움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나머지 감각들을 통해 세상을 느낄 수 있다.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쓰며 불편함을 극복하듯 보청기 역시 세상과 함께 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에 불과하다. 그들에게 낯설고 차가운 관심이 아닌 또렷하고 따뜻한 눈맞춤과 크고 정확한 입으로 다가가는 것은 어떨까?

*북극곰 출판사에서 그림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서출판북극곰#북극곰북클럽 3기#북극곰#레이먼드앤트로버스#폴리던바#너스키탈수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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