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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 살아있는 전설, 요기 베라의 삶과 지혜
요기 베라 지음, 송재우 옮김 / 시유시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요기 베라는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전설적인 야구왕이다. 오는 25일에 터너필드에서 있을 월드시리즈 2차전에 앞서 20세기 메이저리그 올스타 25명 초청 축하행사에서 포수로서는 조니 벤치와 함께 참석할 인물이기도 한 그는, 50년대 양키스의 전성기를 이끌어 내었고 감독 및 코치로서도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다. 진지하게 원칙을 항상 중시하는 모범적인 삶과, ‘It ain’t over till it’s over’의 정신은 스포츠인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첫번째,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다. 그의 집은 넉넉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모든 면에서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일로 가득차 있기만’하다. 항상 진지한 자세와 행복한 마음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 많은 선택을 제공받으며 좋은 환경 속에서 살면서도 불평했던 나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인생에 대한 관점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일 수가 있는가 아름답기만 하다. 특히, 디마지오와 비교되는 그의 신체와 얼굴에 대한 경멸에 가까운 여론 속에서, 또 죽어가면서 명연설을 했던 선배 선수만큼의 감동적인 언어 구사능력이 없어도 ‘그게 야구하는 데 문제입니까? 중요한 것은 저의 야구 선수로서의 노력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모습은 긍정적인 사고에서 오는 큰 그릇으로서의 여유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큰 그릇은 작은 그릇들을 다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그릇들이 시끄럽게 굴러다녀도 넉넉하게 담을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작은 그릇은 자신보다 큰 그릇이 있으면 그것을 짓이기고 깨뜨려서 자신의 그릇 속으로 억지로 넣지 않으면 안된다. 요기는 동양 세계에서 말하는 큰 그릇(Big bowl)이 아닐지.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 사람은 ‘일체유심조’ 사상을 포교하는 승려 요기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러한 그의 사고방식은 바로 두번째, “자신감과 주관, 패기”로 연결된다. 그는 슬럼프에 빠져도 오만해 보일 정도의 자신감에 차 있다. 공이 잘 안맞을 뿐이라?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자신에겐 아무 문제가 없고 배트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황당한 논리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는 인생 자체를 열심히 즐기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대담하게 생각하는 여유를 지니고 있다. 또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의 방식을 고수할 줄 아는 고집스러움과 주관, 직감을 과감하게 믿는 결단력, 자신은 행운아라고 믿는 자기암시 등은 그의 이러한 일면을 보여준다. 이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관리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요기의 인생이 더욱 돋보이는 결정적인 이유는 “강한 실천의지와 성실성”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실천의지가 없는 사상은 껍데기에 불과하며 베짱이 같은 인생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1퍼센트의 ‘조건’에 99퍼센트의 ‘노력’을 더하여 성공하였다. 그 노력이라는 것은 시대의 조류나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그저 스포츠맨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순수 열정 뿐만 아니라 타인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인간관계 기술(그가 지닌 특유의 입심, 수다, 위트 등)까지도 포함한다고 본다. 이것은 바로 팀웍으로 연결되는 만큼 조직을 활성화하는 데에 있어 많은 역할을 하게 되고 실제로 50년대 양키스의 역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되었다. 이러한 성실성은 은퇴 후에도 계속 빛을 발하여 그는 감독으로서, 또 사업가로서도 성공한 황혼기를 맡게 되었다.
그의 인생은 시대를 초월하는 정신과 가치를 담고 있다. 위에서 생각한 세 가지의 가치도 가치이겠지만,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자존(self-respect)의 감정이 아닐까? 항상 건전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정도를 걷는, 주관있는 삶의 자세를 견지해야 하겠다. 그것이 내가 현재 청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권리이자 사회와 내가 속한 조직을 위한 의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