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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묻다 ㅣ 미래아이 저학년문고 28
앙드레 풀랭 지음, 소날리 조라 그림, 밀루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9월
평점 :
저렇게 밝게 빛나는 둥근 달을 왜 묻었는지? 달을 어떻게 땅까지 가지고 올 것인지? 또, 달이 묻히기는 하는지? ....<달을 묻다>는 궁금증을 폭발시키는 제목이다.
주인공 라티카는 화장실이 없는 마을에 산다. 그래서 캄캄한 밤에 벌판에서 볼 일을 해결하는데, 무서운 것들이 참 많다. 전갈, 어둠, 특히 사람들 보는 눈이 무서워 달을 땅에 묻어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어둠을 무서워하면서도 차라리 깜깜한 밤이 좋다고 생각한다. 라티카는 달이 뻔뻔하다는데, 달이 이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당황스러울까? 달이 이유를 알게 된다면 라티카의 마음을 이해해 줄까? 달을 땅에 묻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티카가 곡괭이를 빌린 이유는 자신 때문이 아니라 언니와 할머니, 니타 이모 때문이다. 아이라면 충분히 이기적일 수 있을 텐데, 이기적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따뜻하고, 참 예쁘다.
똥을 누고 싶을 때 누지 못하면 쏘옥 들어가 버리고, 오줌은 급할 때 옷에라도 싸버리게 되는데, 하루 종일 참았다가 밤에 생리현상을 해결하러 가는 인도 여성들!
란지니 언니는 화장실이 없어서 학교에 갈 수가 없고, 이모는 슬픔에 빠졌으며, 할머니는 아프시다. 라티카는 화장실 때문에 남자애들을 보면 화가 나고, 둥근 달이 꼴도 보기 싫다.
화장실이 없으면 왜 여성들만 고통스러울까? 앙드레 풀렝 작가는 왜 여성 문제로만 부각시켰을까?
이 책의 특징은 산문인 것 같은데, 운문 같다. 번역한 글들은 대개 어색한 문장이 있기도 할 법한데, 전혀 없다. 문장이 매끄러워 전달력이 높은 글이다. 번역을 잘해서 더욱 빛이 나는 책이다. 단순한 주제를 가지고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아픔을 다루는 내용인데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다.
라티카가 꼭 엔지니어가 되어 인도 여성들의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인공 라티카의 정신을 우리 아이들도 본받게 하고 싶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어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책이고, 우리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특히 힘든 상황에서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은 책이다. 초등학생들의 정서에 많은 도움이 될 책이라 부모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미래아이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