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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람없이 산다 - 명함 한 장으로 설명되는 삶보다 구구절절한 삶을 살기로 했다
수수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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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출판사 대표이자 시인이 에세이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나의 삶을 남의 삶을 통해서반추해 보는 것이다.”

그의 말에 매우 공감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근심과 걱정이 없는 평온한 시간만을 보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 자신만의 고민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마련이다. 내게는 아주 사소한 일도 다른 사람에게는 큰 골칫거리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되기도 한다. 에세이는 이런 고민의 순간에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자신 안의 문제를 파악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향을 찾는데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한다.

 

<나는 알람없이 산다>의 저자 수수진은 벌써 다섯 권의 책을 쓴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SNS 팔로워 수가 4만명이나 되는 유명인이었다. (SNS를 안하니 잘 모릅니다만)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시절 이야기부터 직장인이 되었다가 그만두고 일러스트를 하게 된 이야기, 연애, 친구, 결혼에 대한 생각, 가치관 등 소소한 이야기를 두서없이 풀어 놓는다.

가끔은 너무 진솔해서 ‘MZ 세대의 감성은 이랬군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면서도, 어떤 이야기에서는 말을 꺼냈다가 흐지부지 흘려버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저자는 느리게 사는 것이 꿈이다. 세상의 속도에 나를 맞추지 않고 나의 속도에 맞춰 세상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그녀는 자신의 가치관대로 살고 있다고 했다. 작가의 꿈도 내 꿈과 다르지 않아 격하게 공감이 갔다. 직장 따위에 얽매여서 시간에 쫓기어 사는 삶, 인격이나 존중 따윈 애초에 없는 것 같은 살벌한 인간관계들에서 벗어나 용기 있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저자가 부럽기도 했다. 어쩌면 MZ 세대들의 자유분방함, 남의 시선 보다는 자신만의 가치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중간중간 저자의 일러스트나 4컷 만화가 분위기를 띄운다. 하루키 에세이에 종종 삽입된 안자이 미즈마루의 일러스트나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생각이 났다. 가끔 글보다 만화나 그림이 더 좋을 때도 있지 않은가.

 

책의 말미에 저자는 에필로그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말한다.

책의 역할은 꼭 지식을 얻기 위함이 아니다. 나에겐 가장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도구 중 하나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과학책은 과학책대로 문학책은 문학책대로 다른 가치와 효용성을 가진다. 그러면서 저자는 에세이가 한 사람의 삶을 깊이 들여다본 연구 과정이자 결과라면서 보통의 삶을 기록하고 읽는 행위야말로 서로를 향한 적극적인 응원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책에서 자주 외로움을 이야기했다. 연애의 상대를 데이트앱을 통해 찾고, 결혼은 하기 싫지만 외롭지는 않고 싶은 시대를 살고 있다.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는 점점 없어지고, 얼굴을 아는 친구보다 얼굴도 모르는 친구들이 더 많아진다. 결국 저자의 에세이는 자신의 말처럼 소통의 도구이자 SNS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저자의 에세이를 통해 나를 반추해 보았을 때 어떤 울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울림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나보다 살짝 젊은 세대의 생각과 고민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기회였다. 그리고 나 역시 저자를 응원하는 사람 중 하나가 되었다. 늘 지금처럼 알람없이 사는 사람으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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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 - 간소한 삶과 소중한 일상의 책 읽기
장석주 지음 / 프시케의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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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출간된 <마흔의 서재>와 같은 책입니다. 출판사만 다릅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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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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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에 담으며...
미나토 가나에라면 단순히 말하는 힐링이 아닌 삶 속에서 영혼을 다친 사람들이
등산이라는 치열하면서도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내면 깊숙한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는 이야기 일거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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