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1 수상한 오두막

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1 - 수상한 오두막 ㅣ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정연철 지음, 오승민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9월

백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1 수상한 오두막 

정연철 글, 오승민 그림.

고양이 덕후인 우리 아이가 고른 재미난 이야기책.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보다는...아이가 스스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츤데레 백꼬선생을 만나보아요.

주인공 호제는 수영 레벨 테스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요.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그날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심지어는 수영 중 다리에 쥐가 나 고통스러워하는 상상을 할정도면 많이 심각했죠. 

호제는 두눈을 감고 깍지낀채 간절히 빌다 깜빡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주 신기한 경험을 하게 돼요.

마치 달 조각으로 만든 듯 노랗고 빛나는, 그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미끄럼틀을 타고 1층까지 내려가 

반딧불의 안내를 받으며 '백꼬책방'에 도착해요.

백꼬? 무슨 뜻이지? 하고 읽다보니 

백번 산 고양이를 줄여서 백고, 상대를 높여 부르는 말인 '선생'이 붙어 입에 착 달라붙는 이름 '백꼬선생'이 된거임. 

앗....저도모르게 백꼬선생의 말투를 닮아가네요. ㅎㅎㅎ

백꼬선생의 말투는 매우 특이해요. 

"고양이가 말하는 거 처음 봄?"

"믿거나 말거나 네 마음."

"웃음이 나옴? 분위기 파악 못 하는 인간 질색임." 같이

톡톡 쏘는 듯 까칠하면서도 능글맞아요. 

그런데 한편으론 호제의 질문에 모두 답해주고 조언해주는 츤데레 같은 성격의 백꼬선생한테 자꾸만 정감이 가더라구요.

신비한 '백꼬선생 그림책방'은 오늘의 고객이 선택한 그림책 속 주인공이 

그림책 밖으로 나와 함께 지내면서 고객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곳이에요.

다른 독자들은 '왜 백꼬선생이 마법으로 고객의 고민을 바로 해결해 주지 않을까?'생각하겠지만, 저는 고민을 직접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도움을 주는 정도여서 이부분이 맘에 들었어요.  

실생활에서도 아이 스스로가 고민을 해결해 나갈때 부모는 아이를 잘 관찰하고 조언해주는 정도로만 돕게 마련이잖아요.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면 아이가 잘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뺏는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해요.

주인공 호제가 스스로 해결책을 강구해보려 이리저리 고민하는 부분에서 우리 아이의 모습도 겹쳐 보이더라구요. 

같은반 친구 유찬이의 괴롭힘때문에 독자인 저도 참 맘아프고 속상했지만, 그래도 호제가 결국 용기를 내 못된 친구에게 맞서는 모습도 

참 통쾌했어요.

변기를 통한 순간이동이랄지, 백년, 천년, 만년...백만 년 묵은 고양이 방귀를 농축시킨 마법의 가스랄지 ㅎㅎ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재미난 요소들이 곳곳에 등장해서 푹빠져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그리고, 선생의 과거는 또 어떠했는지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질 거예요. 

저희아이가 고양이를 키우다보니 고양이 털은 이미 자기몸에 항시 붙어있다고,

어려운 시기가 오면 그때는 꼭 주문을 외워 백꼬선생을 만나보겠다네요. 

사실 마법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자신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가져주는것만으로 

아이는 용기내서 그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거예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재미있는 책!

까칠한 듯하면서도 애교가 넘치는 고양이의 특징을 잘 표현한 듯한 책이라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아이들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네요~

이제 어떤 그림책의 주인공이 나와 고객의 고민 해결을 도울지 정말 궁금해요.

2권도 매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