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따라잡기 - 소심한 당신도 할 수 있다
이재범 지음 / 책수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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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경매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다. 정당하게 사고 파는 매매가 아니라 남의 것을 빼앗아 온다는 느낌의 가로챔이라고나 할까. 그러다가 내가 꼭 필요한 바로 그 물건이 일반 매매로는 거래될 수 없고 부동산 경매의 형식으로 나오니, 아무 것도 모르는 처음부터 책을 보고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경매 공부가 책과 책으로 거듭되고, 강의도 듣고 몇 번의 낙찰도 받게 되면서 조금은 익숙한 거래 형식이 되는 중이다.

채무자나 임차인을 거주하던 부동산에서 쫓아내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선입견을 많이 접하고 느낀다. 그러나 경매는 복잡한 채무 채권의 권리 관계를 법원의 공정한 절차를 통해 해소한다. 채무자의 불안정한 지위와 경매 부동산의 어정쩡한 가치를 회복시키는 도구로써 경매는 정체되어 막혀 있던 숨통을 틔워 주는 경제적 호흡이다. 간혹 선량한 임차인이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일부 혹은 전부 되찾지 못하고 나가야 하는 경우를 본다. 임대차 계약의 법적 효력과 해당 부동산의 권리 관계를 정확하고 엄격하게 살피는 확인으로 자신을 보호해야 함을 깨닫는 사례이다.

재테크의 방법일 수도 거래의 방법일 수도 있는 경매를 알기 위해 여러 책들을 읽어 오다 접한 [부동산 경매 따라잡기]는 스토리의 디테일이 빛나는 책이다. 저자가 경매 투자를 시작하며 쓴 일기가 바탕이 되었던 만큼 세세한 기록의 힘이 만들어낸 생생하고 구체적인 경매 보여주기다. 이론으로 나열하지 않고, 수익 계산으로 현혹하지 않는 그냥 동네 이야기, 법원 이야기, 사람 이야기다. 할까 말까하는 고민도 있고, 얼마를 쓸까 하는 고민도 있고, 어느 물건을 선택할지 어떻게 말을 걸고 만날지에 대한 모든 고민과 망설임과 종국에의 선택이 순차적으로 드러난다. 그 한 장 한 장과 하루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경매의 절차와 순서와 고려할 사항들이 자연스레 이미지화 되고 간추려진다.

설명하고 가르쳐 준다기보다 보여 주고 있어서 쉽고 친근하게 따라가는 맛이 있지만 대략의 경매 기초와 법률 용어를 알고 있어야 흐름을 타기가 좋다. 경매를 대하는 마음과 준비를 상세하게 쓰고 있어서 소심한 어느 누구도 한번 해 볼 만하다 싶은 자신감과 용기를 주기에 어찌 보면 이론과 용어들은 부차적인 것 같기도 하다.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 챕터는 개정판인 이 책에 덧붙은 부분으로 부동산과 경매에 관한 검증된 원리들을 압축해 놓았다. 임장부터 입찰 낙찰, 잔금납부, 대출이나 명도 인테리어 임대 매매를 총망라한 스토리 전개는 구체적인 상황속의 대화와 대화를 준비하는 내면까지 나열되어 있어 정말로 실전이야기의 실감이 느껴진다.

경매의 전체 과정이 꽤 오랜 수공업 같다는 점과 모든 일이 그저 간단히 되어가지는 않는다는 점도 읽는다. 일상에서 수시로 느끼듯이 예상과는 달리 전개되는 계획도 있고 돌출되는 변수도 그렇고 부동산 경매 투자 역시 큰 그림 속에 작은 실행을 옮겨 넣으며 관리하고 보살펴야 하는 사는 모습 중에 하나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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