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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가짜 신부
서지인 지음 / 에피루스 / 2018년 9월
평점 :
로맨스소설에서 흔하게 나오는 소재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정략결혼입니다. 현실에서는 고대나 중세, 근대 상류층 및 귀족가문에서나 이루어지던 일들이고 현대에서도 재벌가나 상당한 부유층의 집안에서나 이루어지는 드문 결혼 방식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맨스소설에서는 정략결혼이라는 소재가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남주인공의 신분이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다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략결혼이라는 소재는 오래 전부터 등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유행이 식지 않고 항상 전통적인 클리셰로 등장하는 것도 남주의 높은 사회적 지위에 평범한 여주인공이 대응된다는 구도를 설득력 있게 맞추기에 좋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심지어 이것은 새로운 세대의 로맨스소설에도 마찬가지인데 대표적으로 유명한 루시아만 해도 어린 연령대를 주타겟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략결혼물이면서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유행을 연 작품이 되었습니다.
좌우지간 이 작품인 가짜 신부 역시 정략결혼물입니다. 사실 서지인 작가님 작품 중에는 정략결혼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작품이 정략결혼물인 것도 전혀 예상 범위 밖의 일이 아니지요. 시대물인 비적에서도 여주의 선택으로 정략결혼으로 인연이 시작되고 현대물들에서도 정략결혼물이 꽤나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짜 신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지인 작가님이 쓰신 작품 중에서 정략결혼물이라는 클리셰를 극복하고 나름대로 최대한의 개성을 표출하는 작품입니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서로 만나서 사랑을 시작하고, 결국 형식적이었던 결혼이 진정한 사랑으로 결론짓는 그 흔한 구도에서도 나름의 독특함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바람기가 있었던 남주인공이 결국 여주에게 정착하면서 과거를 청산하고 충실한 남자로 변모하는 것도 클리셰이지만 나름대로 재밌게 읽을 만한 설득력을 갖춘 전개여서 즐거웠습니다. 대작은 아니지만 즐겁게 읽었기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