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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1 - 특별합본호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장길산이라고 하면 그냥 막연히 임꺽정과 더불어 실제로 활동한 유명한 조선시대의 의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먹고 설기가 너무 힘들어서 길에서 사람들이 굶어죽어갔다는 그 시절 장길산은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부패한 관리들과 맞서 싸우는 멋진 영웅이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황석영 작가의 필치로 그가 실제 우리 옆에 있었다면 어떠한 모습일지 적나라하게 묘사해서 숨쉬는 것과 같은 생생함을 느끼게 합니다. 인생을 언제나 영화처럼 살았을 것 같은 장길산에 대한 역사적 기록과 그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이 합쳐져서 비록 몇백 년 전 실제로 한 번도 보지 못하였음에도 실제로 옆에 있는 거 같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황석영 작가의 작품은 많이 읽어봤다고 생각했으나 장길산 같은 장편은 처음이라 참 느낌이 다르네요. 서사가 아주 흥미진진한데 과연 군사독재시대 민족이 힘든 시기에도 사람들에게 삶의 고난을 한순간이나마 잊게 했다는 필력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장편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이야기가 생명력을 가지고 진행되어가는데 다시 이런 소설이 언제 또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숙종시대 화려한 궁에서 벌어지던 왕족들의 이야기 뒤에는 이렇게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그들의 이야기가 있겠구나 생각하게 한 장길산을 주변인들에게도 추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