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표의 가슴팍으로 재킷이 번개처럼 날아들었다. 재민이 경멸을 숨기지 않고 승표를 노려보며 몸을 일으켰다.
사랑해요, 시주님.
"오 미터만 내려가면 돼. 업혀.""……안 돼요. 시주님 다쳤잖아요.""열 받게 하지 말고 업혀. 잔소리 집어치우고."
"이름 똑같고, 핸드폰 번호 똑같고, 생일이랑 글씨체까지 똑같은데 오히려 못 알아보기가 힘들지.""…….""너는 모르겠지만, 민망하면 귀 만지는 것도 그대로야."
뽀얀 낯에 어울리지 않는 생채기를 입꼬리에 달고 무구한 눈으로 눈치를 살피는 눈동자는, 이 질문을 내어놓기까지 치열하게 갈등한 표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