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맥주의 위대한 성공, 기네스 브랜드 인사이트 시리즈 1
스티븐 맨스필드 지음, 정윤미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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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기업의 착한 경영철학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은 지명을 넘어선 몇 가지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늘날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 가난과 빈곤, 질병, 하층민, 노동자들의 슬픔과 애환을 상징했던 더블린. 그런데 이 악명 높은 더블린과 함께하겠다며 자진하여 찾아든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기네스 가(家)의 사람들이다. 250년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맥주 상표, 기네스. 바로 그 기네스 맥주를 주조한 기네스 가의 사람들이 이 가난하고 병든 도시인 더블린으로 찾아들어 맥주 공장을 세웠다.

어쩌면 상당히 뻔한 스토리를 예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잉여 노동력이 풍부한 더블린에 어느 수완 좋은 부자가 자그마한 맥주 공장을 세웠고 떼돈을 벌어들이면서 자자손손 가업을 이어받아 이 공장을 점점 더 번창시켜 오늘날의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인 기네스가 존립하게 되었다는 기업의 성공 신화 스토리……같은 전개 말이다. 이러한 예상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자 스티븐 맨스필드는 그러한 경제적 성공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기네스 가의 봉사와 헌신, 이웃을 향한 사랑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적인 직원 복지와 더블린의 복지를 위해 노력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28년 당시 기네스는 양조장에 전문의 두 명이 항상 대기하고 있었고 직원뿐 아니라 직원의 배우자와 자녀들도 진료를 받을 수 있었으며 치과 의사, 약사, 간호사 등을 고용하여 직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강연이나 음악회 등을 기획하여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매년 모든 직원들이 가족과 소풍을 즐길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마련했고 이것도 모자라 기차 티켓이며 식비 등을 모두 지원했다. 심지어 독신인 직원에게는 연인과의 데이트 비용을 부담했다. 소설이나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 파격적인 직원복지가 1920년대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기네스의 복지 시스템은 기업 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인 더블린까지 확장되어 지역의 복지향상을 위해서 노력했다. 전문 의료 담당자를 고용하여 환경의 개선과 질병의 예방, 치료 등을 통해 더블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빈곤층을 지속적으로 도와주었으며 이와 같은 기업의 복지사업이 얼마나 중요한 책무인지를 타 기업에게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기네스는 단순히 상품을 통해 부를 창출한 기업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 그리고 사랑에 바탕을 둔, 기업 내 복지의 실천과 사회 복지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와 같은 경영철학, 기업윤리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 가운데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한여름의 시원한 맥주 한잔처럼 가난과 노동에 지친 더블린 사람들의 마른 입술을 적셔준 기네스는 책의 제목처럼 착한 기업의 위대한 성공을 능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당시에 기네스가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각종 혜택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현대의 대표적인 기업들도 감히 상상하지 못할 정도였다. 1928년 기네스 회사 보고서를 잠깐 살펴보면 그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시는 기업이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크게 중시하던 시절이 아니었다. 하지만 더블린에 있는 기네스 양조장에는 항상 전문의 두 명이 대기하고 있어서 직원들뿐만 아니라 배우자 및 자녀들도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혜택은 과부나 연금 수혜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15-16쪽)

기네스가 맥주 회사로 유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기네스 기업 문화는 지난 200여 년 동안 직원들의 생활을 크게 개선해주고 더블린의 빈곤층을 지속적으로 도와주었으며 다른 기업들에 직원들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등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 신의와 친절, 관대함을 특징으로 하는 기네스 기업 문화는 직원들에게 큰 감동을 주어 서로 더욱 열심히 일하고자 독려하게 하며 인생의 역경이 남긴 상처를 매만져 주었다. (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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