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and Peace (Paperback, Reprint) - Oxford World's Classics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루이즈 모드 외 옮김 / Oxford(옥스포드) / 1998년 6월
평점 :
품절





러시아문학하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대문호 두 명이 있다.

바로 전쟁과 평화의 저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와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의 저자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이다.

내가 알고있던 러시아라는 나라는 드넓은 땅덩어리에 춥고 발레와 서커스가 유명하다는 정도였다.하지만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은 후의 러시아는 내게 전혀 새로운 나라로 다가왔다.

학창시절부터 읽어온 서양문학은 으레 유럽과 미국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였으며 그 외의 나라는 나에게 그저 제3세계였을 뿐이였다.물론 지리적으로 러시아 또한 유럽이겠지만 나에게는 그저 혹한과 미지의 하얀 땅이였다.

전쟁과 평화!이 얼마나 심플하면서도 심오한 제목인가.인류와 늘 함께했던 공존할 수 없는 숙명적인 단어라고 생각한다.

봉건제도와 사회주의혁명 그리고 공산주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에서 가장 극적이며 급변한 나라가 러시아라고 생각한다.

이런 태풍과도 같은 격동의 세월속에서도 사랑은 꽃피웠을 것이며 새로운 역사는 창조되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 어느 곳에는 전쟁과 테러가 있을 것이며 어느곳엔 평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배경은 프랑스 코르시카 출신의 나폴레옹이 영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을 정복하며 유럽정복의 명성을 떨치던 시기이다.

이 소설은 그 시대를 살다간 여러 등장인물간의 사랑과 배신,전쟁과 평화에 대한 대서사시이다.

요즘 읽고 있는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십수자나 되는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을 외우기도 벅차기도 하거니와 무수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더욱 큰 스케일과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톨스토이의 단편 작품의 제목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의문을 새삼 떠올리게 한 소설 이었다.

무엇을 위하여 전쟁을하며 전쟁 없는 평화는 없는 것일까하는 일차원적인 의구심을 품기도 하였다.

이 소설에서 가장 매력있고 중요한 인물은 나타샤일 것이다.

마치 모파상의 여자의일생 주인공인 잔느의 일생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비록 배경은 다르지만 운명의 회오리 속에서 한 여자의 기구한 운명이 통한다고나할까.

제발 나에게는 잔느나 나타샤같은 사랑은 찾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 소설에서 그려지는 나타샤라는 인물은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이다.귀족의 딸이지만 털털하기까지한 그녀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훗날 나타샤와 만나게 되는 안드레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전쟁을 통해 얻고자했던 모든 것이 한낱 무상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고 돌아온 고향에서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방황하던 안드레이가 운명처럼 나타샤를 사랑하게 만들었지만 그 운명이 다시 그들을 갈라놓았고 나타샤는 결국 다른 사랑을 찾아가게 된다.

전쟁중에 부상을 크게입은 안드레이를 나타샤는 우연히 부상병사들 중에서 보게되었고 그들을 사랑하게 만들었고 이별하게 했던 얄궂은 운명이 다시 그들을 전쟁의 한복판에서 만나게 한 장면에서는 이 작품에서 가장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있었다.

이미 안드레이는 회복할 수 없는 부상을 입었고 그런 안드레이에게 나타샤는 회개하며 정성껏 치료하지만 곧 안드레이는 부상으로 인해 죽어 버린다.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 봐야만하는 나타샤의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

아버지의 반대와 운명의 장난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만 했었고 겨우 돌아 돌아 만난 사랑을 앞에두고 죽어갈 수밖에 없었던 안드레이의 심정.이 책에서 가장 가슴아픈 장면이었다.

사랑에 중점을 두고 읽기는 했지만 인류역사적인 관점으로 볼 때도 세계의 역사가 바뀐 그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나폴레옹의 유럽정복 야망은 러시아의 참혹한 추위와 끝이 보이지 않는 광대한 땅덩어리로 인해 참담한 실패로 돌아 갔다.

만약 나폴레옹이 러시아에 승리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그랬다면 나타샤와 안드레이,피에르의 운명도 바뀌었을까?

전쟁으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가족과 연인들..그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었으며 아들이었고 남편이였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전쟁과 평화는 한쪽이 없어져야 나타나는 공존 불가능한 관계일까?

전쟁 속에서도 사랑은 피고 평화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난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에서의 톨스토이가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사랑은 전쟁보다는 평화 속에서 피어 있을때가 가장 값진 것이라고 느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보다 넓은 세계관과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되었고 세계역사와 그 시대 상황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또한 나에게 있어 나를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계기가 되었고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왔던 사랑과 평화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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