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죽어도 등교
송헌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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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편소설집 <곧 죽어도 등교>에 실린 8편의 단편들은 이채롭다. 여기서 이채롭다는 의미는 세 가지를 의미하는데 먼저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다.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등장인물들은 익명의 연애편지를 쫓기도 하고, 운동부내 폭행과 다문화 가정 차별을 호러적 색채로 다룸으로써 기존 단편소설 장르의 정형적 소재 선택을 가볍게 눙쳐낸다. 두 번째는 작법인데, 읽기에 어색하리만큼 낯설고 어색하다. 문장은 짧으나 투박하고, 쓸데없는 군더기기 같지만 읽다보면 쓰임이 필요한 문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세 번째는 구성방식이다. 짧은 호흡으로 단숨에 써내려 간 듯 가쁘게 50여 개가 넘는 구절로 구성된 소설이 있는가 하면, 등장인물을 번호로만 지칭해 등장인물의 이미지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소설의 분위기를 색다르게 구성한 작품도 이채롭기만 하다.

학교라는 공간, 그 공간을 등교라는 일상의 생활방식에 갇힌 인물들의 삶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곧 죽어도 등교'라는 책의 제목은 등교라는 일상생활의 형식이 소설 안의 인물들의 삶을 가두는 곳이 아닌, 삶을 모험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주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만, 이 이채롭기 만한 소설세계가 좀 더 소설적 장르로써 읽히기 위해서는 문학으로써의 소설이 필요로 하는 요소들도 갖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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