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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디 러브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좀비>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던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신작 소설이 나왔다.
<대디 러브> 역시 초반부터 강하고, 소재도 파격적이다.
남부러울 것 없이 화목했던 가족, 어느 날 다섯 살 난 아들 로비가 유괴를 당하며 삶은 180도 달라진다.
본인을 ‘대디 러브’라 부르며, 아동을 억류하고 그들에게서 어긋난 쾌락을 느끼는 유괴범에게 로비는 6년간 감금과 폭행을 당한다. 소설의 초반은 범인의 사이코패스적인 행동, 폭력적인 성향에 대해 가감없이 보여주며, 허무하게 아들을 잃어버린 자신의 나약함에 절망하는 로비의 엄마를 묘사한다.
이것은 엄마로서 인생의 패배였다. 인간으로서 인생의 패배였다. 사람들은 이 일이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그랬다._40p.
소설의 중후반에서는 대디 러브와의 삶에서 변화하는 로비의 모습과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이야기한다.
이 소설의 매력은 이야기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악, 욕구, 폭력성에 대한 대담한 시선과 묘사이다. 아이를 데려다 상자에 가두고, 극악무도한 행위로 학대하며 살인을 일삼는 대디 러브의 독백과 로비(기드온)와의 대화는 마치 한여름 공포영화의 긴장감있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대디 러브야. 내가 네 진짜 아빠이고, 네가 내 진짜 외아들이야.
너를 불구덩이에서 구하는 것은 신이 맡기신 내 사명이었지.
예전의 삶은 사라져버렸단다, 내 아들아. 이제는 새로운 삶이 있지._85p.
또한 주목할 것은 로비를 통해 보는 인간, 즉 우리의 모습이기도하다. 평범했던 한 아이가 대디 러브와의 끔찍한 삶에 적응하는 모습은 인간이 단지 ‘생존’을 위해 어디까지 타협할 수 있는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 압권이다.)
올해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조이스 캐럴 오츠, 아쉽게 상은 받지 못했으나 언젠가 그녀의 소설이, 그녀 특유의 냉정하고 허를 찌르는 이야기의 힘이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미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알려져있기는 하지만말이다.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려는 진부한 소설들, 겉핥기 식으로 인간의 내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얕은 이야기가 지루하다면 단연, 오츠의 소설을 읽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