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운하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몇년전에 타계하셨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님의 책이다보니 그저 책이 나왔다는 것 만으로도 궁금해졌다.
책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있다. 그래서인지 옛날 흑백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도 그랬고 시대적인 배경이나 소재들도 그랬던 것 같다. 20살 초반의 여자주인공 은경이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오게되고 엄마의 후배였던 부잣집 사모님의 집에서 거처하게되면서 부인과 별거 중인 비서와 사랑에 빠지게된다. 뭐 대략적인 줄거리는 그렇지만, 요즘 드라마처럼 절절한 사랑이라기보다는 그 사랑의 본질에대한 고민, 그 시대의 젊은이들의 고민들이 담겨있다. 또 두 사람이 주인공이긴하지만, 주변 인물들의 고뇌와 사람들을 둘러싼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가되고있다. 아무래도 작가님의 이 소설을 발표하셨던 연도도 그렇고 그 시대의 배경을 바탕으로 쓴 책이기때문에 최근의 드라마들이나 소설에 비교해보면 이게 왜 사랑이야기지 하면서 뜻뜨미지근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긴하지만, 몰입도가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동시대는 아니지만, 사람이 고민하는 소재, 느끼는 감정들은 다 비슷하구나를 느꼈었던 책이었다. 또 1960년대를 배경으로하고있는 소설이지만, 남녀관계에있어서 가부장적인 모습이라기보다 각자의 주체성을 띄고있다는게 독특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전혀 그렇지않겠지만 그 당시 출간되었을 때는 꽤나 센세이션을 일으켰을만한 소재나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20대 초반의 여자주인공은 사랑에있어서 꽤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고 자신의 삶에대해서도 누군가에의해서가 아닌 자기자신의 결정을 중요시한다. 오히려 별거중인 부인과 자신의 처지에대해 비관하고 회의적인 생각들로 괴로워하는 이치윤보다 더 적극적이라 처음에 서울로 올라왔을 때보다 더 단단해지고 여물어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책의 결말은 어찌보면 조금 허무할 수도있다. 뭔가 해피엔딩이라고 부르기 어렵고 또 그렇다고 새드엔딩이라고 하기도 어렵게 끝나기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또 다시 결정을 내리고 그 일을 행한다는데서 나는 전자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책소개에는 사랑이야기라고 했지만 내가 느꼈던 책은 사랑보다는 한 여자의 인생성장기에 더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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