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인문학
한귀은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에는 살짝 사그라들기도 한것같지만, 한참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었더랬다. 너도나도 인문학 열풍에 동참하자 서점가에도 국내외의 인문학 저자들이 쓴 그런 서적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 마찬가지로 나도 그런책을 두어권정도 읽고 뭐라도된것처럼 뿌듯해하던 조금은 부끄럽던 기억이 있다. 뭐 어쨌든 그랬던 인문학 열풍도 서서히 사그라들고 분명 읽었지만 그 책들의 내용이 뭐였는 지 희미해질 무렵 마주하게 된 책이 바로 <모든 순간의 인문학>이다.

 

아, 또 인문학? 솔직히 큰 기대감은 없었다. 이것도 유행이지 싶었지만 어쩐지 그전에 읽었던 책과 마무리가 덜 된 느낌이라 끝맺음을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아 읽게되었던 책은 꽤 다채로웠다. 그전까지는 인문학이란것이 정형화 된 딱딱한 학문처럼 느껴졌다면 약간 느슨해진 느낌이랄까. 저자는 인문학을 비교적 우리가 접하기 쉬운 영화, 책,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소재에서 만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인문학을 대할 때, 딱딱한 지식으로 대하지말고 말랑말랑한 감성으로 대할 것을 권한다. 우리가 한편의 영화를 볼 때, 주인공의 대사하나에 집중해서 그 뜻을 파악하기보다 흐름으로 분위기를 인식하고 전체적인 내용을 감상하는 것처럼,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대사를 모조리 외우겠다가 아닌 편안한 마음으로 그 음악을 감상하는 것 처럼 말이다.

 

마음을 편안히하고 저자가 말한것처럼 책을 읽어내려가다보니 진짜 쉬워졌다. 강박증처럼 문장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했던 처음과 달리 중반부에 들어서자 영화에 나오는 대사들이 마음에 와닿았고, 책 속의 인물의 심정에 공감이 되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어쩌면 이성적인 학문보다 감성에 더 도움을 줄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느끼는 셀 수 없는 감정들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인문학도 해당된다는 것에 이 책을 읽고나니 어느정도 동의하게된다. 내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건 어차피 남도 아니고 "내 자신"임을 각성하고 순간순간의 쌓아두었던 인문감성은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줄 수도, 위로해 줄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 한권으로 인문학에대해 "이제는 알것같다"는건 사실 교만한걸테고, 인문학이 삶과 정말 밀접하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던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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