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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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비극에 1970년대 미국의 사회문제를 모두 녹여낸다. 힐데브란트 가족 이야기를 통해 전쟁, 마약, 여성주의운동, 인종차별, 빈곤 등의 사회 키워드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대단한 작품이었다. 거의 900페이지 가까운 두께지만 이야기에 몰입되어 어렵지 않게 완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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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들은 모두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작가는 이러한 비밀스러운 생각의 씨앗, 발아, 열매 까지를 낱낱히 묘사한다. 

 아버지 러스는 그의 교회 신도 중 젊고 매력적인 과부인 프랜시스에게 품고있는 욕정을, 
 어머니 매리언은 자신의 방탕했던 과거와 정신병력을,
 첫째 클렘은 여동생 베키를 유난히 아끼고 사랑했던 마음을,
 둘째 베키는 가족과 신앙에 대한 자신의 혼란을,
 셋째 페리는 약물 중독증과 누나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을, 숨기고 싶어한다.  
  
 책을 읽은 독자는 모두 동의하겠지만, 부목사로 일하는 러스가 프랜시스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정당화하고, 그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찌질”했다. 자신의 여성편력의 뿌리를 ‘처녀가 아니었던’ 메리언으로 돌리는 모습도 한심했다. 

 그래서 베키가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하여 일군 새로운 가족의 울타리를 견고히한다. 그리고 약에 취해 정신이 나간 페리를 버리지 못한채, 서로가 서로를 용서한 부모를 멀리한다. 

 기질상 영민하고 예민하게 태어난 페리에게는 연민이 생겼다.
 페리에게 비극이 일어난 날,
 러스는 프랜시스와 간통을 저지르고 있었고, 
매리언은 자신의 예전 남자친구 브래들리를 만나기 위해 LA로 떠났고, 
클렘은 베트남전쟁 참전하겠다는 소식을 폭탄처럼 던진 채 자신이 바라던 베키의 모습을 찾지 못하게 되자 뉴올리언즈로 도망하고, 
베키는 가족이 모두 떠나고 텅 빈 집에서 태너와 함께 할 시간에 마음을 빼앗긴 상태였다.

 페리의 이상징후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페리를 한 번 더 돌아보는 것보다 중요한 자신들의 일이 있었다. 

페리의 비극을 페리 자신만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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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저드슨만은 행복하게 자라기를 소망한다. 근데 어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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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교라 책 전반에 깔린 중요한 기독교 정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진 못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 가족에 대해서 여러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지붕아래에서 동거할 뿐 와해된 힐데브란트 가족같은 가정이 현재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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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소리
#은행나무출판사 참 양심적이다. 책 분권해서 팔아서 수익을 더 올릴만 한데, 이렇게 벽돌책으로 출판하다니! 독자를 생각하는 출판사🤩😍

근데 벽돌책은 누워서 볼 수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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