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 슈
윤재웅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0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친구 슈>는 동화 형식으로 쓰여진 아름다운 성장소설이다. 비록 이율배반적이지만, 작가는 단순하고 평이한 동화 문체를 통해 삶에 대한 성찰과 깨우침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얻는다. 즉 작가는 우리가 그려놓은 삶의 무미건조한 밑그림 위에 서서, 살아 꿈틀대는 메시지를 전해주려 한다.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은 자폐아(다부)가 병아리 친구(슈)를 만나면서 둘만의 대화, 즉 '영혼의 말'을 나누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부는 그토록 단단했던 자신만의 껍데기를 서서히 벗겨내고 세상으로 향하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연다. 자폐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부작용의 산물이다. 특히 도시라는 단단한 철골 구조에 갇힌 채 삶을 꾸려가야 하는 현대인들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불안해한다. 이 책의 주인공 다부는 결코 단순한 자폐아가 아니다. 다부는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 우리의 뒷모습이자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모든 이들의 상징인 것이다.

<내친구 슈>에 나오는 다부와 슈의 꿈은 사실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체계적인 치료과정을 밟지 않은 다부가 보통 사람들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나, 병아리 슈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처럼 겉으론 무모해 보이지만 다부와 슈는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삶의 어려움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피나는 노력 끝에 마침내 슈는 하늘을 날고, 다부는 말문을 트게 된다.

<내친구 슈>의 내면에는 생명의 본성을 찾는 일의 미덕에 대한 주제가 깔려 있다. 그와 더불어 자유, 속박, 본성, 모험, 좌절, 우정, 용기, 사랑, 약속, 그리고 꿈과 희망 등의 주제들이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로 다가온다. 작가의 환상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내친구 슈>는 잔잔한 감동뿐만 아니라 교육적 효과도 높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자기 정체성의 시련을 겪는 중·고등학생들, 일반 젊은이들 및 자녀를 둔 모든 부모들이 함께 읽고 공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우정과 가족간의 사랑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절실한 가치인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내친구 슈>는 이영원 씨의 독특한 그림, 즉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섬세한 심리와 내용까지 표현한 그림이 곁들어져 읽는 재미 못지 않게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