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온도
박지음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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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요틴의 노래에서 주인공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나, 오히려 그 최선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는 어머니는 지난 날을 곱씹으며 최선을 다할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뒤늦게 보고, 외면했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자신의 최선에 대한 댓가를 처절하게 감내한다. 돌의 노래에서 수잔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쟁 같은 세상에 어머니를 황망하게 잃는다. 아무 잘못 없는 어머니의 죽음을 책임지거나 사과하는 사람은 없다. 이 억울함과 분함은 일평생 수잔과 함께한다. 내 이름은 뿌레야꼬에서 나는 외국인 어머니와 장애 동생을 책임지는 가족 중 유일한 정상인 이지만, 초등학생이라 능력의 한계가 너무나 뚜렷하다.

나의 의지로 어쩌지 못하는 여순사건과 같은 바깥 세상으로 인한 억울함은 동시대를 겪지 않은 손자뻘인 타인의 이해와 공감으로 치유가 시작되기도 하고, 벌받지 않는 가해자에 대한 억울함은 초등학생인 나의 능력치에 맞는 복수로 풀기도 하며, 그 때는 미처 몰랐던 최선을 뒤따라온 타인의 몰이해는 타국의 타인이 내민 손 덕분에 나 자신과도 화해하며 끝맺음 맺기도 한다.

삶은 불공평하다지만, 나는 당연히 남 보다 좋은 대우를 받을 것이란 기대에 이런 말도 하는 것이다. 나는 능력이 있으니, 좋은 대우를 받겠지만, 당신이 억울하다면 그건 ‘Life is unfair’

소설의 주인공들은 애잔하고, 마음이 간다. 만약 내 옆에 있다면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오며가며 인사도 나누고, 마치 그 억울함이 별 일 아니란 듯이 일상 대화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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