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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는 없다 1 - 그림과 문학으로 깨우는 공감의 인문학 ㅣ 롤리타는 없다 1
이진숙 지음 / 민음사 / 2016년 12월
평점 :
변하지 않는 진리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절대 종교에 귀의하고 어떤 사람은 ‘-주의’를 신봉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돈이나 명예를 위해 목숨의 위험까지도 무릅쓴다. 그러나 아무리 권력을 가진 인간이라 할지라도 언제 어떻게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르는 약한 존재다. 인간이 약한 존재라는 걸 간파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의 통찰이자 인문학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미약한 개인이 위대한 인류가 되는 놀라운 마법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가?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감 능력이다. 타인의 문제를 나의 것으로 인지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의 지식과 지혜를 모아 이루는 집단 지성은 사실 약한 존재들의 생존 전략이었다.
미술, 문학,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빅토르 위고 같은 위대한 작가와 마르크스 같은 위대한 사상가는 모두 그토록 약한 인간을 사랑했다는 것을. 진리를 추구하는 위대함은 바로 사랑에서 시작된다. 그리하여 저자는 “아픔이 많은 사람들, 과오로 죄악에 빠진 가련한 사람들, 오류를 저지른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바로 사랑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레 미제라블』에서 은촛대와 은식기를 훔친 장 발장을 용서하고, 그에게 다른 삶을 준 감동적인 인물인 미리엘 주교에 대해 빅토르 위고는 한마디로 “그는 의견이 없었고, 그는 공감을 갖고 있었다.”라고 표현한다. 우리의 의견이란 사실 경험과 지금까지의 학습을 통해서 형성된 것이다. 나의 의견은 일면 옳은 것이지만, 새롭게 닥친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사물의 다른 면을 보지 못하는 편견으로 전락할 위험이 얼마든지 있다. 미리엘 주교는 프랑스혁명의 격동기를 산 인물이었다. 그는 격렬한 사회적 변화 앞에서 흔히 정파적 이익에 따른 혼란스러운 의견을 갖느니 차라리 ‘공감’을 택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세상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