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환대
장희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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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환대>를 읽어나가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소설 속 풍경이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그려진다는 점이었다. 주변 묘사와 그에 맞는 날씨, 그 속에 놓인 인물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져 호흡이 짧은 단편 소설임에도 몰입이 쉬웠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환대>에서 그려지는 관계와 사건이 모두 누구의 곁에 있을 법한 관계의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소설 속 우리는 부모와 자식, 형제, 연인, 또는 친구 사이 등 도저히 '우리'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는 관계들이다. 그 관계 속에서 '우리'들은 모두 빠짐없이 '부재'와 '상실'을 경험한다. 여기서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했다.
우리라는 관계는 과연 따뜻하기만 한 것인지. 우리라는 이름이 부재와 상실을 겪어도 지켜질 수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지켜져야 할지.

사실 오래도록 고민했던 질문들을 <우리의 환대>에서도 다루고 있었기에 책을 넘겨가면서 수많은 질문들이 스쳐 지나갔다. 시간은 흐르고 개인은 너무도 나약하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의 우리를 만들며 살아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더 이상 우리가 아니게 된대도 그걸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물어뜯지 않고 자리에 두는 것. 담담히 바라보는 것. 지금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그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남았다.

'우리' 라는 이름에 대해서 고민해보신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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