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게 배우는 네 글자
이선 지음 / 궁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 분수를 알아야
지족지계(止足之戒)

연잎은 식물의 잎 중에서도 크기가 매우 큰 편이라 예전에는 일산이나 우산으로도 썼습니다.
게다가 연잎은 다른 식물의 잎과 달리 하늘을 향해 펼쳐져 있어 빗방울을 온전히 받아야 하는 형상입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간의 빗방울을 감내할 수 있는지를 연잎 스스로 알아 차려야 합니다.
만약 떨어지는 빗방울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다면 연잎은 찢어지거나 연잎 대가 부러졌을 겁니다.
연잎은 제 분수를 알고 '감당할 무게만큼만 잎 위에 머물게 한 것이지요.
지족지계(止足之戒)를 실천하는 연은 제 분수를 모르고 날뛰는 사람보다 지혜로운 식물입니다.
연은 진흙 속에서도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내며 자신의 청정함을 그대로 간직합니다. 이 불염성(不性)에 매료되어 많은 이들이 연을 사랑 했지요.
중국 북송의 유학자 주돈이는 연꽃이 진흙 속에서 나왔지만 진 흙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덕성을 지닌 꽃으로, 조선의 꽃 마니아' 유박 (柳꽃, 1730~1787)은 “깨끗한 벗(淨友 정우)"이라 칭하였습니다.
이처럼 세속에 오염되지 않고 탐욕을 버리는 연은 자연계의 고고한 미니멀리스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잎이 물방울을 밀어내듯이 우리도 제 분수를 지키며 탐욕을 밀쳐낼 수 있는 지혜로운 마음의 돌기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본문 중
.
.

공필화와 민화엔 붓터치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그 힘든 작업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쓰러져가면서도 내가 민화를 택한 이유는 머릿 속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고요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내 모든 기운을 쏟아 자식처럼 탄생시킨 작품들 중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 바로 "연화도" 이다
내가 연을 사랑하는 이유는 위에 설명된 책의 내용과 같다
지족지계(止足之戒)
읽으면서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해해주는 듯 하여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남달랐다
아기를 키우다보니 물욕이 생겼다
좋다는 것은 죄다 사주고 싶은 마음을 모성애라 칭하며 자기합리화 시키고 있진 않았나
육아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고 내실을 탄탄히 다지도록 해야겠다
조용하고 움직이지 않으나 세상 그 어떤 생명체들보다 지혜롭고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켜서 그 존재감이 크나큰 식물이 나는 참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