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양가감정은 논리적으로 설명하라고 있는 게 아니에요. 나만 해도 엄마 없이는 못 산다고 그렇게 오래 엄마를 포기 못 한다며 붙잡았으면서도, 엄마를 하루에 몇 번씩 아무도 모르는 데로 갖다 버리는 상상을 한 적 있어요.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마침내 엄마가 떠났을 때 나한테 슬픔보다 먼저 큰 부피로 찾아온 건 해방감이었어요. 당시 다니던회사에서 정말로 내게 악의를 지녔던 어떤 자는, 남의 장례식장에 와서는 한다는 말이, 해류 씨가 어떻게 해서 일부러보내드린 건 설마 아니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런 말을건넨다고 그게 위로가 되겠나요, 웃으면서 건넨다고 농담이되겠나요. 그런데도 나는 순간 정말 내가 그렇게 했을지도모른다고, 그래놓고 죄의식 때문에 기억을 지워버리거나 착각에 빠져 있는 거라는 생각마저 들지 뭐예요……. - P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