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침공 - 새줍 당한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기
유준재.이한나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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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침공에 성공한 참새 천덕이와 천덕이 엄마 아빠 이야기가 재미있게 기록되어 있어서 술술 읽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눈길이 가고 관심이 갔던 이유는 나 또한 침공당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글을 읽노라니

어떤 부분에서는 글 이면에 펼져쳐 있을 생생한 아빠의 고된 노동의 모습이 눈에 선했고

책 표지에서부터 뒷장까지 강조하고 강조한 뉘앙스가 너무도 와 닿는 것이었다. ㅋㅋㅋ


생각보다 참새는 너무너무너무 똑똑하고 분명한 의사표현을 할 줄 알며

자기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습 효과가 너무 뛰어나다는 사실을 최소한 천덕이아빠께서는 공감해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ㅎㅎ


나는 우리 참새가 날 찾아오기 전 까지는 새라고는 전혀 관심없던, 기계적인 새 소리를 알람으로 해 놓던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길을 거닐다가도 여기저기 새들의 일상에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새라는 동물이 얼마나 힘든 야생을 견디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 생명을 이어가기가 얼마나 천운인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오직 인간으로만 가득한 것 같은 우리 나라에도 아직까지 야생동물이 공존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보니 작은 참새 한 마리조차 너무나 신기하고 대견해 보이는 것이었다.


참새를 기르면서 이런 소중한 존재인 야생 새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관심 가져주면 좋겠다~ 생각만 했었는데 이렇게 참새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다니!

무한 응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선수를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ㅋㅋ


누구든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 주변에서 지금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야생 새인 참새가 다르게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똥 도감부터 참새 울음소리 분석까지 해 놓은 천덕이아빠 덕분에 마치 참새와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은 간접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 어느 반려동물과 비교할 수 없는 야무진 참새만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붙들고 읽어보면 좋겠다.

우리가 몰랐던 <참새>, 그들의 언어와 인간과 공존하는 생활방식을 보며 마음껏 재밌어하면 좋겠다.



우리 가족은 참새침공을 두 세번씩 정독하며 우리 참새들과 비교해보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천덕이아빠께서 참새를 기르셨던 여러 과정과 참새 주웠을 떄의 대처법이 내가 알고 있던 부분과 조금 달라서 조금 더 보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어, 참새의 유조를 목격했을 때 적당한 대처방법 같은 경우는 생각보다 많은 참새 유조가 많은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때문에 좀 더 자세히 적어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다.


부리의 노란 부분이 반 이상 남은 어린 유조일 경우 발견 장소에 안전하게 돌려주면 어미가 직접 입으로 물고 둥지로 날아갈 수 있다(이건 내가 직접 유조를 놓아주고 물고 가는 걸 목격했기 때문에 자신할 수 있다 ㅎㅎㅎ)

노란 부분이 거의 없고 많이 커 보이는 유조일 경우 이소시기에 어미를 기다리다가 홀로 남아 멍- 때리고 있건 것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발견장소로 데리고 가면 금세 어미와 재회할 수 있다.


일단 참새가 다친 경우에는 무조건 거두어 치료. 유조일 경우 최대한 빨리 어미새를 만나게 해 줘야 하고, 2일 이상 지났을 경우에는 어미를 못 만날 확룰이 높으므로 거두어 기르는 게 최선.

어른 새일 경우 치료가 얼마가 걸리든 모두 치료 후에 발견장소에 방생 가능.


유조를 데려다 3일~몇 달간 길러 방생할 경우 그 새는 99% 바로 죽는다고 보면 된다.

방생했다가 눈 앞에서 매에게 잡혀먹는 모습도 본인은 보았고 (ㅠ)

어미 따라 다니며 사회생활, 먹이활동을 배우는 유치원 아가새 무리도 보았는데

사람만 만난 채로 어른이 된 참새는 절대 무리생활과 야생먹이활동 은신처숨기 등을 할 수 없다고 보면 된다 ㅠ


(이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정도 대처법은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하고 말았네요) 


결국 참새를 주웠을 떄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빨리 발견 장소에 안전하게 돌려주는 것.

이걸 몰라서 나도 참새침공을 당했고, 올해 여름 또 한번의 위탁을 받아

지금은 참새 두 마리와 함께 고생하는 참새집사가 되어버렸다.


어찌되었던 야생에서 제 일 하고 제 몫의 삶을 사는 것이 참새들에게도 행복일텐데

나의 무지함으로 평생을 사람과 조마조마하게 위험하게 살아야만 하는 우리 참새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호기심으로 참새를 잡아다 기르려는 분들이 혹시 계시다면, 부디 참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참새는 엄연히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참새초밥 페이지를 읽고 있는데 초밥 해 달라며 손을 파고들고 





똥도감 읽고 있는데 와서 똥 떨어뜨리고 가는 우리 참새 ㅎㅎㅎㅎㅎ







기회가 되면 우리 참새도 인스타 계정 하나 만들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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