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 아고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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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의 목표가 '인간의 다름이 안전하게 받아들여지는 세계를 만드는 것' (63)이다.자연에 보탬이 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한 가지 꼽아달라고 시인 게리 스나이더에게 청했던 적이 있다. 그의 답은 "가만히 있기"였다. (9)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 그러면서도 인간들끼리도 자신이 믿는 것만 옳은 것인양 서로를 보듬어 주지 못하고 자신만 살아가는 것처럼 융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미국이라는 사회에서의 노예문제와 백인과 흑인 문제 , 영국과 인도에서의 식민문화와 원주민의 문화적 갈등, 같은 종교였지만 지금은 너무나 다른 종교 갈등을 겪고 있는 이슬람교와 기독교인, 유대교의 모습, 전쟁을 통해 인간들끼리 죽고 죽이는 관계가 되지만 다시 평화를 위해 추모를 하는 모습, 인간은 끝없는 도전을 좋아한다.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하는 사람들의 모습, 영원할 것만 같았던 미국의 영광이 서서히 그 모습이 퇴색되어 가는 문제등 다양한 인류의 문제를 조명하는 이 책이 많은 것을 던져준다.

아일랜드 남자가 아시안인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유대인 친구가 불교 진리에서 위안을 찾는 것이, 남성 신체로 태어난 사람이 여성으로 자기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정상이라 생각한다면 당신의 인류학의 자손이다.결혼이 반드시 남녀 사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싱글맘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음을, 두 남자나 두 여자도 사랑만 있다면 좋은 가족을 꾸릴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증조부모 세대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가치관과 제도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지혜는 어느 영성 전통에나 있다고, 사람은 어디서든 늘 새로운 삶의 가능성으로 춤추고 있다고, 잼은 보존해도 문화는 보존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우리 종의 가장 숭고한 발견일 공감과 포용의 비전을, 모든 인류는 서로 이어져 있어 나눌 수 없는 하나의 전체라는 과학적 깨달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67)

이 모든 것을 가지고 마지막에 딸에게 주는 말로 저자가 의도했던 메세지를 나에게 해 들려 주는 것 같다.  

인생을 돌아보며 그간의 선택이 온전히 네 것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한스러울 이유는 그다지 없단다. 억울함은 강요되었던 선택을 미련이 남은 채 돌아보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마음이지. 자기 삶의 설계자가 되기 위한 고투야말로 무엇보다 위대한 창조적 과제야.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거라. 타협하지 말고, 네 운명이 널 찾아올 시간을 주려무나.(314)

인류학을 다룬 책을 읽으면서 내생각들의 한계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었던 벽의 존재도 느끼게 해주어서 참 좋았다. 차별과 다름, 편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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