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취미의 권유 - 무라카미 류의 비즈니스 잠언집
무라카미 류 지음, 유병선 옮김 / 부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무라카미 류의 글을 많이 좋아한다거나, 이 책에 담긴 시선들을 모두 옹호하거나 수긍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이야기들이 있고 잠깐잠깐 좋은 찰라의 시각들이 눈에 띈다.

[`좋아한다`는 말의 애매함]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좋아한다는 감정에는 반드시 뇌의 깊은 곳이 관여한다. 이성(理性) 일반을 관장하는 `전두전피질`이 아니라 뇌의 깊숙한 곳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 `변연계`나 자율신경을 관장하는 대뇌 `기저핵`이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좋아한다`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에 의존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물건`, `좋아하는 사람`에 관해 다른 사람에게 왜 그러한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래서이다. 이는 왜 좋아하는지,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누가 물었을 때 답하기 난처한 이유이기도 하다. `좋아한다`는 마음은 감성의 영역인 뇌의 깊은 곳에서 솟아나지만 설명을 담당하는 것은 이성인 까닭에 근본적인 간극이 불가피하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누군가에게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좋아함`이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가?`라는 물음에 `돈이 많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왔다고 상정해 보자. 이 대답은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나는 이처럼 설명 가능하고 알기 쉬운 `좋아한다`에서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힘은 나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일과 인생의 파트너쉽]

연애할 때에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결혼한 뒤에는 함께 미래를 본다는 말이 있다. 부부는 공동체의 최소 단위이자 인생의 동반자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부부에 관한 이 말은 비지니스의 동반자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업을 함께할 후보자가 나타나면 처음 얼마간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신뢰를 쌓아가야 하지만 계약을 맺고 일을 함께하면서부터는 `미래를 보며` 비지니스와 목표를 공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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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동반자와 부부는 닮은 점이 많다. 신뢰가 기본이며,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의 잘못을 바로잡아 줄 수 있어야 하고, 상대가 힘들어할 때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그리고 가장 절실한 조건은 자립과 자율이 가능한지에 관한 것이다. 이상적인 사업 동반자는 `그 없이는 사업을 해 나갈 수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 없이는 일도 할 수 없고 살아갈 수도 없다`는 감정은 사랑으로 충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의존적인 관계를 굳힐 위험이 크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신뢰와 전망을 공유할 때 이상적인 동반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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