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 킹 - 채권시장을 뒤흔든 혁명가 빌 그로스와 핌코 이야기
메리 차일즈 지음, 이은주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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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라는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말로 시작하는 이 다큐멘터리 형식을 뛴 영화는

2008년도 금융위기가 왜 그렇게 심각할 수밖에 없었는지와

평범한 사람들이 잘못된 금융 시스템에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잘 그려낸 수작이다.

금융위기를 미리 알아보고 공매도를 쳐서 큰돈을 번

마이클 버리는 이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인 투자자의 한 명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를 미리 시기적절하게 대비하여

큰 수익을 낸 투자가가 한 명 더 있는데,

채권 왕으로 불리는 핌코의 수장 빌 그로스이다.

시장에는 낙관론이 계속 유지됐다.

판매 부진이나 연체 발생 같은 문제가 잘 억제되고 있다고 다들 생각했다...

핌코는... 현금을 비축하고, 가장 안전한 수준까지 자산유동화증권의 규모를 줄였다...

머지않아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이익 가능성이 커도

위험도가 높은 채권은 되도록 피했다.

그러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계속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2006년은 토탈리턴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경쟁사에 밀린 해로 기록됐다. (p33- 34)

미국 주택시장의 부실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을 알아채고 위험한 거래는 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빌 그로스의 예측과는 정 반대로 오히려 계속 뜨겁게 상승했다.

고수익의 위험한 채권 매매를 통해서 큰 수익을 올리는 경쟁자들을 보면서 빌 그로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주택시장의 부실화와 거품이 분명 꺼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하는 것을 보고 빌 그로스는 아마 화가 많이 나고 우울해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인즈, 이 위대한 경제학자가 말했다고 하는 격언이 떠돈다.

"시장은 여러분이 견딜 수 있는 기간보다 더 오랫동안 비합리적인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p32)

실적 좋고 전망이 좋은데 왜 내 주식은 안 오르고 이상한 잡주만 저리 잘 오를까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주식 투자자라면 모두 몇 번씩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주식은 결국 언젠가는 오르는 게 이 바닥 생리 아닌가!

결국, 그의 예측대로 금융위기가 왔고, 그의 채권 회사인 핌코는 큰 수익을 거두었다.

그로스와 핌코는 파산 위기에 몰린 기업 중에서도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해서

절대로 파산하게 내버려 둘 수 없는,

이른바 대마불사에 해당하는 곳을 가려냈다. 이렇게 찾은 곳이 AIG

(p104 - 106)

버핏은 황금비가 내릴 때를 준비해서 현금을 준비해두라고 했는데,

빌 그로스도 금융위기를 대비해 현금을 많이 준비해둔 결과

AIG를 비롯해 우수한 기업들의 채권을 싸게 인수할 수 있었다.

역시, 큰돈을 벌려면 폭락 시기에 투자해야 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 같다.

그로스는 2009년 2월..."주식은 이제 끝났다라고 말했다." (p113)

채권 왕이라고 불리는 빌 그로스이지만 주식에 대한 감각은 영 젬병인 것 같다.

2009년 후 주식 시장은 지속적으로 우상향 했는데 말이다.

역시 완벽한 사람은 없고, 또한 거시적 흐름을 모두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채권과 주식에 모두 투자하기에 메리 차일즈의 '본드 킹'을 재미있게 읽었다.

방대한 조사를 기반으로 쓴 책이라 그런지 내용도 알차다.

그런데, 채권 거래에 대해 너무 자세히 쓴 부분이 많아서

채권에 관심 없는 사람은 살짝 지겨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주식이든 채권이든 투자자라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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