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차례'를 보면 다른 책과 다른 구성이 하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 주인공을 각각 한번씩 조명하면서
'바오룬의 봄', '류성의 가을', '미스 바이의 여름'으로 짜여져 있는 것이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순수한 청년 바오룬,
부모의 돈과 꽌시로 살아가는 류성,
도도한 성격의 선녀(미스 바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를 간호하다 밧줄 매듭에 소질이 생긴 바오룬은
병원 정원사 손녀인 선녀를 짝사랑하게 된다.
도도하고 건방진 선녀를 향한 바오룬의 사랑 표현은 어설프기만 했고,
그는 순간의 자존심에 선녀를 밧줄로 묶은 후 도망친다.
밧줄에 묶여 있던 선녀를 류성이 범하고,
돈 없고 꽌시 없는 바오룬은 그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한다.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인 듯, 이들이 재회하게 되면서 안타깝고 불안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시대적인 배경도 그들의 이야기에 적용했겠지만, 나는 세 인물 개개인에 더 집중해서 읽었다.
하나같이 서툴기만 한 그들의 처세가 모든 일들을 초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치 않았던 말 한 마디가 결국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그 풀리지 않은 오해로 인해 더욱 큰 일들이 벌어진다.
이것은 소설 속 세 인물뿐 아니라 소설 밖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으리라.
공감이 가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 세 인물의 이야기.
소설의 중반에 접어들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읽어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