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마술사라는 설정이 의아했고, 설정만 특이하게 잡은 소설인가 선입견이 있었는데 6권 분량의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가는 능력에 감탄했어요. 좀비물인만큼 상황이 답답하지만 인물들은 답답하지 않고 사건으로 긴장감을 잘 끌고 가요. 혈압 오를 정도의 고구마는 없고, 재난 속의 절망과 희망의 밸런스가 좋아요. 수는 너무 독하지도 않고 여리지도 않은 중용의 성격이라서 언제봐도 믿음직한 사람이고요. 공은 정말 내편일땐 든든하고 적일땐 무서운 사람이에요. 사건 틈틈이 공수 사이에 텐션도 챙기고 가는데 벨소적 허용이 없진 않지만 너무 억지스럽지도 않아요. 감상 쓰면서 감탄한 부분을 정리해보니 '스무스함'이네요. 사건도, 독자의 감정을 일으키는 것도 매끄러워요. 럽라 없이 좀비물로 봐도 재밌었겠어요. 곁다리로 드는 생각이지만, 헬조선 답이 없다 싶어서 작가님이 시원스럽게 멸망시킨건가... 내가 저기 국민이었다면 진작에 죽었겠지요. 주인공들이 지나쳤던 여러 엑스트라들이 어떻게 됐을지는 주인공도 독자도 영영 모르겠지요 그것마저 현실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