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 - 그를 떠나보내는 길
하혜련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의 사건으로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는 삶을 경험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이별을 경험합니다. 예측하기도 하고 갑작스러워 혼란과 상처를 받기도 하지요.

이 책의 저자 하혜련 님은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해외에서 실종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 됩니다.

그 일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3년의 시간을 보내고, 

오로지 책만 읽으며 보내는 3년을 살아갔다고 합니다.

이 책은 3년의 독서, '책 읽는 일 '로만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치유, 위로의 시간의 기록입니다.


목차는 4부로 이루어져 있어요.

1부 "잃어버린 시간을 자각하며"

2부 "슬픔을 감당하며"

3부 "나아가기로 작정하는 단계'--일상을 보살피고 삶으로 나아가며-

4부 "끝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기다림을 희망으로 안으며--그리움을 기다림으로 바꿔보며-


목차를 읽으며 마음이 먹먹해진 것도 처음인 것 같아요.

하 원장보다 하 작가를 꿈꾸는 치과의사인 저자는 매일 아침 시간 홀로 앉아 책을 읽으므로 책 속에 있는 다양한 사람과, 사건을 통해 자신의 아픈 삶을 마주 대하고 위로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작품 <형제> (위화 지음 )를 읽고 쓴 저자의 생각이 잠깐의 결심이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나중에 울면서 읽을 유언이 아니라, 매일의 고백들을 하며 살아야겠다.

매일 사랑한다 지겹게 말하고, 매일 보고 싶다고 한정 없이 표현해

내 옆에 있든지 멀리 떨어져 있든지  상대의 마음이 내가 전하는 고백들로

행복할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며 살기로 했다"p54


이 책은 언뜻 보면 서평집처럼 보입니다.

읽은 책을 소개하고, 마음에 다가온 문장을 인용하고 저자의 감상을 적어내려가기 때문이죠.

그러나 서평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책 속의 인물들을 만나고 삶의 굴곡과 감정들을 이해하고, 위로받고 위로하고, 글의 힘으로 힘든 마음을 조금씩 극복하고 변화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심호흡의 필요>(오사다 히로시 지음)은 산들바람처럼 다가온 책이라고 합니다.

<당신의 물고기>(함정임 지음)은 몸과 마음이 가라앉은 날, 입원한 환자가 병상에서 읽는

마음으로, 하루가 어서 지나갔으면 ... 하면서 읽은 책이라고 해요.


책 말미에 도서 목록이 있는데 추천도서는 아님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만의 <책 지도>입니다.

저자의 마음과 생각이 머물렀던 그 시간에 한 권의 책이 저자에게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마음으로 읽는 책이 모든 이에게 동일한 감동과 느낌을 주지는 않으니까요.

독자에게 각자의 책 지도를 만들어 인생의 흔적을 남기기를 추천합니다.

읽은 책들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200권이 쌓일 때쯤

저자는 달라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책을 읽고 한 구절을 적고 그 구절로 인한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적는 것 ...

그렇게 쓴 글이 한 권의 책<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가 되어 나왔습니다.

이것을 저자는 "책에게 빚졌다" 라고 말합니다.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는 독백적 책 읽기의 흔적입니다.

저자의 상처의 흉터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해결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책을 통해 조금씩 딱지가 굳어져 가는 것 같아요.

책을 통해 위로받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어졌다고 합니다.

 



저자의 오랜 책 읽기는 이제 글쓰기로 나아갑니다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에는 저자가 쓴 31편의 짧은 글들이 같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블로그 <즐거운 하 치과>에도 500여 개의 글이 쌓여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 글은 또 다른 언젠가 또 다른 옷을 입고 우리에게 보여지게 될 거라 기대합니다.



나이 들어서 하는 새로운 배움. 시간을 내고 열정을 부어야

하는 배움의 길도 시작합니다. 내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여가 활동 '오티움' 입니다.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 > 저자 하혜련님의

마지막 하루의 꿈은 '라면 하나 끓여먹고 좋아하는 책 읽다가 잠들고 싶다'라고 합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책을 읽으면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책은 떠내려가는 사람에게

부여잡을 뭔가를 주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이에게 정보를 주거나 교훈을 줄 수 있고,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하던지 무엇이든

읽는 순간

읽는 이가 잡을 수 있는 뭔가를 주면 좋겠다. p125


막연하게 책 읽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께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 책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책 지도를 그리며,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는 <독백적 독서>로

마음과 생각을 돌아보는 방법을 알게 되실 거예요.

 

+ 출판사로 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 느낌으로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