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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 블레이드 1 - 소드 오브 유니콘, L Novel
오키타 에이지 지음, 김완 옮김, Eiwa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퀸즈 블레이드' 자체가 대놓고 에로틱함을 노리고 만든 콘텐츠인지라
남심, 덕심 차원에서 이 책을 사보려 했는데, 100자평에 적혀 있는
전투 신 묘사에 대한 불만과 혹평 탓에 구매를 포기했었다.
하지만 애니는 너무 시리즈가 많아서 보기 귀찮고, 가볍게 소설책부터 시작해보고 싶어서
최근 회원중고로 구매했는데, 결과는 의외로 대만족.
우선 전투 신 묘사에 대해서 말인데, 일단 묘사가 못 읽어줄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작품 후기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묘사는 퀸즈 블레이드 원작 게임판을
잘 묘사해준, 이 소설이 어디까지나 TRPG 게임의 소설화라는 것을 잘 살려준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욕먹을 부분은 아니다.
또 엔하위키(현재는 나무위키)에서는 이 책을 '소설이라고 불러주기도 뭣할 정도로
야시시한 덩어리'라는 식으로 설명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막상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아 물론, 가슴 묘사라거나 사우나에 갔더니 가운이 몸에 달라붙어서 살이 비쳐보인다거나
하는 식의 묘사가 없진 않다. 근데... 요즘 다른 라노벨들 읽어보면 이 정도는
오히려 흔하고 무난한 편 아닌가 싶다 ㅇㅇ... (가슴 만지면, 성적인 흥분을 하면
에너지를 발산해서 싸우는 정신나간 설정도 있는 마당에...ㅋㅋㅋㅋ)
즉, 이 작품의 비판점으로 내가 들어본 건 전투 신 묘사, 지나친 에로틱함 정도였는데
전자는 원작 게임을 잘 살린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고,
후자는 사실상 퀸즈 블레이드가 원래 대놓고 그걸 노린 작품이고
너무 에로에 치중하지 않고 스토리나 결투도 신경썼기 때문에
그렇게 너무 야하다고 몰아붙일 작품도 아니라서 마찬가지로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자 그럼, 내가 이 작품을 산 이유는 어디까지나 퀸즈 블레이드가 가지고 있는
그 특유의 에로틱한 묘사 때문이었는데, 읽은 소감은 의외로 내용도 재밌었다는 것.
시점은 적으면 셋, 많으면 다섯으로 나뉘는 덕분에 장소와 시점 인물이
계속 바뀌는 점이 제법 흥미를 자극하고, 뭣보다
작품 시작부터 경기장에서 결투가 벌어지고,
주인공인 여전사는 가출을 했다고 하질 않나,
어떤 소녀는 추격자를 피해 정신없이 도망치질 않나,
이런 식으로 흥미를 자극하는 전개가 계속되는데다가
작품을 읽으면서 여러 의문이 계속 나타나는 덕분에
다음 장을 술술 계속 넘기게 된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벌어진 주요 사건이 이 한 권 안에서 일단 다 해결이 되고
새로운 마을로 모험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어주다보니
작품의 완결성도 깔끔한 편이다.
결론은... 에로틱한 묘사에만 치중하고 결투 묘사도 거지 같은 졸작일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만족했다. 이 소설이 퀸즈 블레이드 입문작인데
이대로 애니나 다른 것들을 봐도 재밌을 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