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폴리스 - 테즈카 오사무 초기 걸작선
테즈카 오사무 지음, 김경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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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구매 동기, 줄거리 설명, 서평을 하자면,

(아, 참고로 줄거리 설명은 '구매할지 말지 망설이는 사람'들 보라고 써놓은 것이라, 간단한 시놉시스만 적을테니 그렇게 크거나 핵심적인 스포일러는 없으니 안심하시길.)

 

 

● 1. 구매 동기.

 

일본 극장용 애니를 좋아해서 2001년도에 개봉한 '메트로폴리스'를 봤는데

 

기대보다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혹시 원작은 재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원작을 찾아보다가,

 

마침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인 A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원작 도서를 출판했음을 확인, 구매하게 됐다.

 

2008년도에 나온 책임에도 초판이 배송된 것을 보니, 참으로 관심받지 못하는 책인 것 같다...

 

(안쓰럽지만 난 비인기 도서를 읽는 걸 좋아하니 싫진 않군)

 

 

● 2. 줄거리 설명.

 

진보한 미래 도시 '메트로폴리스.

 

하지만 도시는 로봇들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 하는 박사 '레드 공(公)'과

 

그가 지휘하는 세력인 '레드 당'에 의해 혼란의 도가니다.

 

어느 날, 레드 공은 강철 장난감 같은 로봇들이 아닌

 

살아있는 인조인간을 수하로 거느리고 싶어졌고,

 

이에 따라 인공세포를 연구하는 박사를 찾아가

 

신화 속에 등장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석상을 보여주며

 

그 모습을 본따, 강한 힘과 비행 능력, 물 속에서도 숨을 쉬는 능력을 가진

 

초인을 만들라고 협박, 박사는 협박에 못 이겨 결국 초인이자 인조인간인  

 

'티마'를 만들게 되는데...

 

 

이 '티마'로 인해 얽힌 박사, 레드 공, 그리고 티마를 만나게 된 도시 사람들이 겪는

 

일련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혹시 2001년도에 애니영화화 된 '메트로폴리스'를 본 사람들이라면

 

벌써부터 이 책의 내용이 영화와 다름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인데,

 

나도 그랬다. 둘 중 재밌는 걸 찾으라면 역시 이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둘 중 재밌는 것'을 찾았을 때의 얘기지,

 

이 만화가 그렇게 재밌진 않다...

 

 

이 책에는 한 편이 아니라 '메트로폴리스',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만화로 각색한 만화판 '죄와 벌'로 총 두 편이 수록돼 있다.

 

메트로폴리스에 대한 점수는 별 셋이었지만

 

죄와 벌이 마음에 들어서 별을 넷으로 준 것이다.

 

대체 내용이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살펴보자면...

 

 

● 3. 서평

 

일단 '만들어진 생명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벌어진다는 소재는 마음에 든다.

 

그리고 도시에서 별나고 기괴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이 사건의 원인이 모두 동일해서 작품 전반의 맥거핀도 적은 편.

 

하지만 '개연성'이 최악이다...

 

개연성, 당위성, 인과성 등등... 뭐라 하든 아무튼 이 작품엔 그게 한참 부족하다.

 

아까 위에서,

 

'도시에서 별나고 기괴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이 사건의 원인이 모두 동일'

 

하다고 설명했는데, 이게 작품 전반을 놓고 보면 그렇다는 말이지

 

그냥 처음부터 읽으면 굉장히 뜬금없고 억지스럽고 황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부자연스럽다.

 

 

그리고 장면과 장면, 컷과 컷의 연결도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위 사진 속 두 컷에서, 빨간색 점이 찍힌 캐릭터는 동일인물이다.

 

그리고 보다시피 파란 점, 노란 점이 찍힌 캐릭터는 다른 인물이다.

 

참으로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빨간 점 캐릭터가 노란 점 캐릭터를 보고 놀라는 장면인데,

 

그 바로 다음 장면에서 뜬금없이 노란 점 캐릭터가

 

방에서 자고 있다는 말과 함께 상황이 바뀐다... 

 

불과 한 컷 만에! 

 

멀쩡히 있던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지고,

 

그걸 방에 가서 자고 있다고 설명한다.

 

졸리다며 방으로 향하는 장면 같은 게 없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이 두 컷은 내가 중간을 자른 게 아니고

 

실제로 이어지는 컷이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움과 개연성 파괴는 이 다음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이 또한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줄거리 설명 때 언급한 대로, 이 작품에는 인조인간 '티마'가 등장한다.

 

그리고 '티마는 사실 인조인간이다'라는 진실을 듣고

 

아까 빨간 점 캐릭터라 불렀던 소녀가 충격에 빠진다.

 

그런데? 그 다음 컷에서 뜬금없이 그 소녀가

 

'티마가 없어졌어!'라며 티마의 방에서 뛰쳐나온다...

 

아까는 티마가 졸리다며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없더니,

 

이번엔 소녀가 티마의 방으로 향하는 장면이 없다.

 

 

 

"왕이 죽고 왕비도 죽었다"를 스토리,

 

"왕이 죽자 슬픔을 이기지 못한 왕비도 결국 스스로 굶어 죽고 말았다"를 플롯이라 하지 않는가.

 

이 만화, '메트로폴리스'는 그야말로 '스토리' 만화다.

 

위에서 예로 든 두 장면이 그렇다.

 

'방으로 걸어가는 장면'처럼 자잘한 장면을 모조리 빼고

 

필요한 장면, 핵심 장면만 넣었다.

 

그래서 보통 스토리 있는 작품의 평가를 보다보면

 

'전개가 빠르다'는 평을 보곤 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이 만화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불행 중 다행은, 모든 장면이 이렇지는 않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개연성이 없다', '전개가 너무 빠르다'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티마의 얼굴은 조각상의 얼굴을 본땄다'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그냥 지나가던 소년이 뜬근없이 티마를 붙잡고 '나 너 어디서 본 적 있어'라며

 

박물관에 데려가서 '자, 너 닮았잖아'하고 보여준다거나,

 

악당들의 시설을 발견했는데 발견 두 세 컷만에 폭파시켜서 순식간에 섬멸한다거나...

 

 

인물의 행동이나, 전개되는 상황에서 당위성이나 인과성이 어설퍼서 납득이 힘들다.

 

일련의 스토리가 진행되긴 하지만, 너무 엉망진창에 중구난방이라  

 

이게 '일련의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한 건지 의구심이 들 뿐...

 

 

하지만 책 뒤쪽에 적힌 작가, 데즈카 오사무 본인의 후기를 읽어보면

 

만화가 이렇게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본인이 만화를 그리던 당시를 회고하길, 출판사 측에서  

 

파격적이고 화려한 만화를 만들어보자며 당시(1947년)로선 전무후무했던

 

양장본 만화책, 160페이지 분량이라는 기준이 정해졌는데,

 

페이지 수를 160쪽으로 맞추다보니 이 장면 저 장면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아까 위 예시 자료에서처럼 '방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없어지고,

 

스토리 진행을 위해 개연성이나 중간과정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등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페이지 제한을 맞추기 위해서!

 

그러니 이 만화를 보게 되거든 주의하라.

 

전개가 마치 구멍 뚫린 듯이 엉망인 군데가 많을테니...

 

 

 

이렇게 부족한 느낌이 많은 스토리인데, 여기에 더해 묘사도 아쉽다.

 

여기서 말한 '묘사'란, 그림을 그리는 솜씨나 디테일을 말하는 게 아니라

 

'미래 도시의 연출'이다.

 

작중 배경이 '19XX'년이라며 나름 고도로 발달된 미래 시대를 표방하고 있는데,

('19XX년'이 지금 입장에선 한참 과거 느낌이지만, 만화 발간 당시로선 '2XXX'년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자동차의 디자인이 현실과 조금 다르다거나, 건물 디자인이 독특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미래라는 느낌이 드는 게 없다.

 

학교에서 수업하고, 야구하는 모습은 현실과 다를 바 없고,

 

로봇은 악당인 '레드 공'이 부하로 거느리는 녀석들만 나타나다보니

 

거리에 로봇들이 걸어다닌다거나 가정용 로봇 같은 것도 없다.

 

 

난 애니 영화판 메트로폴리스를 재미없다고 폄하했었는데,

 

미래 기술에 대한 묘사는 영화판 쪽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영화판에선 수사용 로봇이 범죄 수사를 보좌해준다거나,

 

작은 쥐 떼처럼 생긴 로봇들 수 백마리가 화재 현장으로 기어가서

 

한 몸으로 융합, 물을 뿜어대는 소방 로봇으로 변신한다거나,

 

거리에는 사람들만큼이나 로봇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애완견들을 산책시켜주는 로봇들이 있는 등등...

 

미래 도시의 독특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는데

 

이 책에선 그런 묘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면 아까 말한 '160페이지 제한'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힘을 쓰고

 

배경 묘사를 최소화한 탓이 아닐까 싶다.

 

이러나 저러나, 작가님 후기를 읽어보니

 

이 만화 덕분에 SF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지금 21세기 시점으로 봐서 묘사가 아쉽다는 것이지

 

당시로선 충분히 신선하고 훌륭했던 것 같다.

 

 

 

비판과 별개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둘 있는데,

 

보자면 아래와 같다.

 

 

한 공간에, 로봇과 사람이 들어갔다.

 

그런데 악당 '레드 공'이 벽을 세워서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그런데 이 연출이, 서로 다른 컷에 들어있는 것처럼 묘사돼서

 

'만화'라는 특성을 잘 살리면서 현 상황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ㅎㅎ

 

 

 

또 다른 장면은 아래 장면인데,

 

보다시피 ㅋㅋㅋㅋ

 

딱 봐도 미키마우스를 닮은 짐승들을 잡아놓고

 

'이건 미키마우스 월트디즈니라는 학명의 동물입니다.'

 

라고 설명하는 개그를 선보인다 ㅋㅋㅋㅋㅋ

 

사진으로 남기진 않았지만, 작중 형사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할 때

 

'자세한 건 독자들에게 물어보시오'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던데

 

아무래도 작가님은 이런 식의 메타 발언을 즐겨 쓰신 것 같다 ㅎㅎ

 

 

 

 

'메트로폴리스'에 대한 평은 이 쯤 해두고

 

이 책에 같이 수록된 '죄와 벌'을 평해보자면,

 

내용은 정말 '도스토옙스키'의 동명 소설, '죄와 벌'을

 

어린이용으로 각색해서 만화화 한 것이다.

 

1953년 쯤에 발표됐다고 하는데,

 

지금도 고전 소설을 어린이가 접하기 쉽도록 만화화하는 일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과연 데즈카 오사무 작가가 일본 만화의 신으로 불리는 게 과장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아쉽게도 필자는 '죄와 벌'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각색이 얼마나 잘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재밌다.

 

연출이나 묘사도 나쁘지 않고, 캐릭터들도 다들 외모 차이가 확실해서 헷갈릴 걱정이 없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이 원작인지라,

 

'메트로폴리스보다 괜찮았지만, 그건 원작자가 따로 있어서 아니야?'

 

하고 본인에게 묻게 된다...

 

 

 

 

정리하자면,

 

이 책에는 '메트로폴리스'와 '죄와 벌 '두 편의 만화가 들어있고,

 

한 편당 150쪽 정도의 분량이며, '죄와 벌'은 도스토옙스키의 동명 소설을

 

만화판으로 각색한 것이라 내용은 같다.

 

'죄와 벌'은 나름 읽을만 하지만

 

'메트로폴리스'는 장면이 어색하게 이어지거나

 

인물의 행동에 당위성이 없고, 장면에 개연성, 인과성이 부족한 경우가 무척 많다.

 

일련의 스토리는 무난한 것 같은데, 시대가 시대인지라 아동을 대상으로 했는지

 

다소 '유치하다'라고 느낄 수도 있으며, 연출 면에서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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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 걸 - 2016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 그래픽노블
빅토리아 제이미슨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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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꿈도 개성도 없던 소녀가 ‘롤러 더비‘라는 스포츠에 반해버린 후, 도전, 좌절, 노력, 다툼, 화해하는 이야기. ‘롤러 더비‘란 게 생소한 덕분에 소재나 경기 내용도 신기했고, 친구와의 갈등과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마치 한 편의 청춘 드라마처럼 재밌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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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여친 사나 1 - J Novel
스나기 이즈모 글, 루나리아 그림 / 서울문화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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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기생충‘이라는 특성을 잘 살렸고, 기생충 고증도 의외로 탄탄함ㅋ ‘인간관계‘와 ‘기생‘을 비교한 메시지 전달도 인상적. 다만 모에 요소나 캐릭터 설정이 흔해빠지거나 노골적이라 오글거리는 장면이 있고 마지막 위기 전개가 뜬금없는 막장...;; 그래도 은근 볼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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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여친 사나 1 - J Novel
스나기 이즈모 글, 루나리아 그림 / 서울문화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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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생물학 박사인 아버지를 둔 남자 주인공.

 

어느 날 아침, 아버지는 출장 탓에 집을 비우고

 

식탁 위에는 실험용 비커며 샬레가 가득 있는데

 

다급히 아침을 챙겨먹던 도중 실험중인 기생충이 담긴 생선을 먹고

 

자신을 '사나'라고 소개한 기생충에 감염된다!

 

사나는 대략 '하등한 기생충과 다른, 숙주를 지켜주고 도와주며 함께 사는 존재'라서

 

주인공을 지켜주겠노라 맹세, 이렇게 시작되는 Boy Meet Worm 전개다.

 

 

 

일단 소재에 대해서 몇 마디 하자면,

 

처음엔 극혐했다.

 

그래서 이 책이 갓 나왔을 무렵에는

 

'열도가 모에화 강국인 건 알았지만 정도가 있지... 기생충 모에화라니...'

 

하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는데

 

요즘 인외물, 그러니까 인간이 아닌 미소녀가 나오는 로맨스물이 끌려서

 

한 번 읽어봤는데, 소재가 의외로 괜찮다.

 

 

기생충이 그냥 여자로 변신했다는 게 아니라,

 

숙주를 보좌하기 쉽도록 인간 형태의 분신을 만들어냈다는 설정이고

 

미소녀의 형태를 띤 것도,

 

나름 자신의 저력(분신을 어떤 형태로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뽐내기 위한 과시였다.

 

또한 기생충의 외피를 덮고 있는 딱딱한 '각피'라는 걸 무기로 사용한다거나,

 

기생충은 대변과 함께 배출되는 탓에 화장실, 변기를 무서워한다거나...  

 

의외로 기생충 고증이 괜찮고

 

설정도 서브컬쳐적 특성을 인정하면 은근 납득 가능한 수준.

 

그래서 처음 '기생충 모에화'란 소재를 봤을 땐 극혐했으나

 

이젠 소재에 대한 만족도가 5점 만점이다.

 

 

또한 스토리도 적당해서, 전개상 필요한 떡밥도 그럭저럭 잘 뿌렸고

 

중간부터 심각한 전개가 나올 때는 주인공의 심리가 절절하게 와닿아서

 

괜히 읽는 나까지 같이 침울해졌다...

 

 

또한 '기생여친'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모에 요소로 넘기지 않고

 

작품 전반을 통해 '인간관계'와 '기생'을 비교하며 주제도 확실히 전해준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긴 하지만 의외로 싸움도 있는데, 세 장면 정도?

 

배틀물과 비교해보면 적은 횟수지만 로맨틱 코미디물로서는 많은 편이다 ㅋㅋㅋㅋ

 

또한 기생충의 '보좌' '보호' 능력 덕분에 주인공의 신체능력까지 월등히 높아져서

 

적의 공격과 현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 슬로 모션을 보는 것처럼 대응하는 묘사가 나오는데

 

이 분석 시점이 제법 디테일해서 실제로 슬로우 모션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래저래 불쏘시개일줄 알았지만, 내 기준으론 그 정도 까진 아닌 작품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위의 장점 뿐이었다면 별점도 5점이었을테고 ㅋ

 

 

 

단점 그 첫 번째,

너무 흔한 캐릭터 설정

 

남주는 아버지가 일만 하시다보니 어머니가 이를 견디다 못해 이혼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마침' 출장 중이셔서 집에 없다. 즉, 집에는 주인공 뿐ㅋㅋ

 

벌써부터 어디서 많이 본 설정ㅋㅋㅋ 하지만 물론 여기서 끝나지 않고, 

 

남주에겐 사촌 여동생이 있다.

 

그것도 사촌지간이라 일본 법률상 결혼도 가능하다 어떻다 하면서

 

주인공의 동정을 노릴 정도의 엄청난 변태 러브러브 대쉬녀...

 

딱, 오빠 밖에 모르는 여동생 캐릭터(+ 기준치 이상의 변태성)다.

 

또한 학교에서는 학생 회장님이 친위대를 이끌고

 

남성들을 포로로 만들고 있질 않나,

 

주인공의 친구는 키 크고 힘 세지만 다소 멍청한 녀석이다.

 

덤으로 학교에선 거유의 선생님이 주인공과 친하고...

 

전부 어디서 본 듯한 분위기와 포지션!

 

심지어 초반부터 여동생 캐릭터가 아침에 주인공을 깨우며 달려들다보니

 

오글거려서 못 봐줄 정도였다 ㅋㅋㅋㅋㅋ

 

이 흔하디 흔해빠진 모에, 캐릭터 설정이 지긋지긋해서

 

처음 읽을 때 견디느라 고생 좀 했다...

 

 

 

 

 

 

단점 그 두 번째,

하렘!!!

 

 

난 하렘을 싫어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하렘물이다...

 

 

일단 기본 소재부터가 인외의 미소녀인 '사나'가 주인공 배에서 태어나

 

주인공을 지켜주겠다며 애인 수준으로 들러붙는 거고,

 

아까 말했다시피 변태 사촌 여동생이 주인공의 동정을 노리고 있고,

 

반 친구로는 무뚝뚝하지만 주인공에게 관심 있는 듯한 여자도 있고,

 

그리고 학생회장도 여차저차해서 주인공에게 반하고...  

 

선생님이 하렘 라인에 안 꼬인 게 기적 같군...

 

남주 하나를 중심으로 여자(하나는 '암컷'이려나)가 넷이 꼬인다 ㅋㅋㅋㅋ

 

 

아니 근데, 사실 내가 하렘물을 극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남주에게 반한 게 납득 불가라서'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사나가 주인공에게 반하는 건 당연하고(자신에게 양분을 공급해주는 숙주니까...ㅋ)

 

사촌 여동생은 작품 시작 전부터 이미 반해있는 상황이고,

 

무뚝뚝한 반 친구, 학생회장이 주인공에게 반한 것도

 

작품 중반 쯤 돼서고...

 

그래서 읽는 당장은 하렘이라는 걸 크게 의식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결말을 보며 상황을 정리하면 역시 이건 하렘물...

 

여러모로 '학생회장'이라는 캐릭터가 문제였던 것 같다.

 

분위기를 개그물로 만들어주고, 주인공에게 별난 시련을 안겨주는 역할은 좋은데,

 

메인 스토리를 놓고 보면 굳이 등장하거나 하렘라인에 가세할 필요도 없지 않았나 싶다.

 

 

 

 

 

단점 그 세 번째,

학생들의 반응이 다소 비현실적.

 

학교에서 엄청난 싸움이 난다.

 

그리고 '사나'라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학교 학생이 아닌 존재가 학교 안을 어슬렁거린다.

 

물론 학교를 다니면서 모든 학년, 모든 반 학생의 얼굴을 알 수는 없는지라

 

사나가 교복을 입으면 굳이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나와 함께 급식실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같은 반 학생이 '쟨 처음 보는 아이인데 왜 쟤(남주)랑 같이 있지?'하고 의심하거나

 

교실에 못 들어가고 밖에 숨어다니는 사나를 보고 선생님이 수상하게 볼 수도 있을텐데

 

그런 장면이 전혀 없다.

 

그저 주연 인물들과 주인공 친구 정도만 리액션을 보이고

 

나머지는 반응이 약하거나 없는 수준.

 

(이런 장르의 전형적인 전개대로) 사나가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기에

 

대체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두려웠거늘, 막상 읽어보니

 

다른 학생들이 별로 사나를 두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장면이 없어서

 

별 위기감도 없더라...

 

 

 

 

 

단점 그 네 번째,

마지막 챕터 전개가 막장이다 ㅋㅋㅋㅋㅋ

 

난 이 책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작품 분위기나 소재, 그리고 약간의 정보만 제공할 뿐,

 

지나친 스포일러는 자제하는 편이다.

 

그래서 마지막 챕터 전개가 어떤지는 밝히지 않겠으나,

 

이것 하나는 밝히겠다. 막장이다!!!!

 

너무 갑작스럽고 뜬금없게 심각한 상황이 펼쳐져서

 

이게 심각한 건지 웃긴 건지 분간도 안 되고 ㅋㅋㅋㅋ

 

마지막이 막장이닼ㅋㅋㅋㅋㅋㅋ

 

숨겨왔던 진실이 밝혀지는데, 그 진실을 토로하는 과정이 너무 단순하질 않나,

 

그... 아... 역시 스포는 못 하겠지만 이것 하난 기억해두라.

 

마지막 위기 전개가 진짜 갑작스럽고 뜬금없고 어이없게 펼쳐지는 막장이닼ㅋㅋㅋ

 

게다가 그... 아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안 되겠다. 아무튼 막장이고 뻔하고 그냥 막장이다.

 

의외로 재밌어서 만족하던 참에 날 어처구니없게 만들었다 ㅋㅋㅋㅋ

 

 

 

 

 

 

정리하자면,

 

캐릭터 설정이나 모에 포지션은 다소 흔한 느낌이고,

 

하렘물인데다 엑스트라들의 반응도 비현실적,

 

마지막 위기 전개가 밑도 끝도 없는 막장이지만

 

그래도 '기생충'이라는 소재는 잘 살렸고

 

주제나 메시지도 제법 마음에 들었으며,

 

심각해지는 전개가 나오면 몰입이 돼서(마지막 전개 빼고...)

 

주인공의 심정도 잘 와닿았다.

 

5권 완결이면 책장 공간도 얼마 안 차지할텐데...

 

이렇게 된 거 완결권까지 다 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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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에서 개가 튀어나올 때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브라이언 코나한 지음, 김인경 옮김 / 책과콩나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유쾌한 책이라 소개돼 있는데, 엄마는 아빠 없는 사이 외간남자와 가까워지고, 친구는 파키스탄 출신이라고 괴롭힘당하고,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고 싶으나 하찮다고 무시당하는 등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가 가득함. 해피엔딩이긴 한데 너무 갑자기, 억지스럽게 해피엔딩을 만든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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