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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욕망하다 - 은밀하게
김정경 글.그림 / 다봄 / 2016년 4월
평점 :
표지속에 아가씨로 추정되는 몸매좋은 여성이 모로 누워있다. 아가씨 늘씬한 허리 곡선을 타고 '은밀하게'라는 글귀가 지나간다. 슬쩍 제목을 본다. '아저씨, 욕망하다' 유행하는 소리가 절로 새어나오는군. '헐헐헐~~'
저자는 작가의 말 코너에서 이미 커밍아웃하듯 밝혀두었다. 애가 셋인 아버지이지만 미녀와 술을 좋아하노라~참 솔직하시다.
책 내용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중년 남성의 솔직토크라고 보면 된다. 술을 찬양하시고, 지하철에서건 어디서건 아리따운 아가씨들을 스케치하시는 아저씨~친구들과 이야기하면 그저 여자 이야기...다른 관심사는 없는지가 진심으로 궁금하지만 멀리서 답을 찾을것도 없다.
우리집 양반도 똑같으니까! 남자들이란 오십보백보.
동네 아줌마들과의 헤프닝을 침 튀기며 설명하는 나...왠일인지 귀를 쫑긋하며 듣는 우리집 양반.
나의 목청이 클라이막스를 찍고 내려올때쯤 그 양반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마디.
"그 아줌마 이뻐?"
난 누군가? 여긴 여딘가? 사건의 실체에는 전혀 관심없는 양반~
그런데 우리집 양반만 그런줄 알았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걸로봐서 중년 남성들의 문제인가? 아니지~ 젊었을때부터 쭉~그랬으니 우리나라 남자 전체의 문제인가? 딴 나라 아저씨들이라고 뭐가 다르겠어? 그래...남자란 늙으나 젊으나, 잘생기나 못생기나...예쁜 여자 좋아하지?!
저자는 키가 좀 아쉬운 남성이란다. 그래서 자기보다 큰 부인을 얻었단다. 2세를 위한 탁월한 선택이 아닌가.
아이들 셋을 술의 기운으로 얻었다니 아이들에게는 출생의 비밀을 아직 누설하지 않으신것 같다. 어쨌든 올망졸망 아이들 셋이 북적거리는 집이 재미날것 같긴 하다.
그런가하면 중년 남성들의 타인에 대한 오지랖은 부인의 주먹을 부른다.
3차중 귀가한 녀후배에게 '잘 들어갔니?'라고 문자 보내려다 실수로 아내에게 보내고, 추궁하는 아내에게 눈치없이 '우리 사이는 그런 사이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민족 최대의 명절이 최대 위기가 되었단다. 남편들이여~! 정신 차리자. '우리'라는 말은 가족 외에 쓰는게 아니란걸 명심하시길. 큰 주먹을 가진 아내들이라면 아마도 벌써 주먹 선물 몇번 날리셨을 멘트가 아닌가.
앉은자리에서 이 책을 후다닥 다 읽어버렸다. 혼자 키득키득 웃다가 껄껄껄 웃다가~헐~~소리를 냈다가 갖가지 소리들이 입밖으로 새어나오느라 분주했다. 중년 아저씨들의 욕망은 낯뜨겁지만 솔직하다.
젊은 남성의 욕망이었다면 나같은 아줌마들이 얼마나 설레이며 침을 흘렸겠는가. 아쉽게도 중년 아저씨의 욕망이다. 설레임도 침도 없이, 슬쩍 안스러움이 밀려온다. 처자식 먹여 살린다고 가기 싫은 회사 가고, 주말에는 곰처럼 동면하고 싶어도 가족 등쌀에 일어나야하는 아저씨들~그래~! 안스러우니 조금 봐주자. 아줌마들이여~그들의 끈적끈적한 욕망에 한쪽 눈만 감아주는걸로 하자. 나머지 눈은 부릅뜨고 감시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