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방 - 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고지마 미유 지음, 정문주 옮김, 가토 하지메 사진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유품관리인이라는 직업을 알게 된 건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수 청소를 하는 분의 인터뷰를 본 직후였다. 특수청소라고 불리는 그 일은 집 주인이 사망한 경우 그 집을 치우고, 나아가 유품을 정리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다.


<시간이 멈춘 방>은 유품정리인으로 일하는 20대 여성이 자신이 접한 고독사의 현장을 미니어처로 만들고 그 방 안의 멈춰버린 시간을 7개의 스토리로 담담히 전한다. 죽음이 다녀간 현장을 정리하는 일을 해서 인지 20대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삶에 대한 깊은 생각과 주관이 매 장마다 드러난다.


특히 작가는 고독사 현장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그 죽음을 기억하고 그 방안에서 느낀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데, 매 장마다 수록된 방 미니어처의 사진을 통해 우리는 그 곳에서 살고 있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고인의 흔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만난 유족들의 서로 다른 태도를 보면서도 내가 이 세상을 떠난 다음 나라는 사람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 지 또 내 가족, 친구, 연인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 지에 대해 궁금해지기도 했다. 모두에게 같은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지만 나를 위한 삶에 집중하는 것만큼이나 내 마음 속에 떠오른 소중한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를 쌓는 것도 참으로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그 내용이 가볍지 않아 꽤 오랜 시간 걸려 읽게 된 책이다. 시간이 멈춰 있는 방으로부터 도착한, 흘러가는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마음에 담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리라 다짐한다.

 

눈감는 순간, 고인의 뇌리에 스친 생각이 궁금하다.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나도 그 순간이 왔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결코 당연지 않은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다” – 133p

 

l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눈감는 순간, 고인의 뇌리에 스친 생각이 궁금하다.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나도 그 순간이 왔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결코 당연지 않은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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