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길을 묻다

히말라야 길을 묻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신들의 땅
이훈구 글.사진 / 워크컴퍼니 / 2014년 3월

처음 이 책을 펼쳐보았을 때, 이 안에 담겨진 사진들을 보고 정말 환상적이며 어메이징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저자 이훈구 기자님이 그 험난하다는 히말라야를 두 번이나 다녀오면서까지 애착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곳 히말라야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어떤 매력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책 속에 소개된 사진들에 뭍어나는 그 순간들과 풍경은 정말 엄청난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구나 하는 생각과 
미처 사진에 담지 못한 말들을 글로 써 내려간 그의 이야기와 속내는 무엇일까 더욱 궁금해져서 책을 서둘러 넘기기 시작했다. 


히말라야. 이 곳은 어떤 곳인가? 정확히 말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산이 있는 곳, 두번째로 높은 K2 , 
그리고 안나 푸르나 , 로체, 초오유 등 파키스탄과 인도, 네팔을 비롯해 부탄, 중국, 티베트까지 이어진 세계 최대산맥이다. 
'자이언트'라고도 불리는 8000m 이상의 14개 고봉을 가리켜 히말라야 14좌라고도 한다. 
저자는 히말라야 14좌를 여행한 것이 아니라 파키스탄, 인도, 네팔 세 나라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그가 겪고 본 히말라야 부근의 현지인들의 삶. 문화. 그리고 자연그대로를 한 권으로 생생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인도와 네팔은 힌두교, 인도에 망명정부를 둔 티베트의 불교와 기타 종교가 공존하는 이 곳은 
오랜기간동안 수많은 이들의 침략과 접촉,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졌던 곳이기도하다. 반면 때론 고립되는 지역도 있었지만
이곳 사람들은 수천년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각각 생활터전에 맞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고 발전시켜왔다. 
이들의 얼굴과 생활습관 및 언어를 엿보면 동서양의 절묘한 조합으로 한데 어우러져 있음을 알게된다. 
파키스탄 같은 경우 911사태이후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하긴하지만 가끔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열렬히 환영해주고 대접해주는 그네들에게
저자는 낯선 곳에서 따뜻함을 제대로 느끼고 온 듯하고, 그 느낌이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해진다. 


내가 히말라야를 다녀온 것도 아닌데, 글을 읽고,사진을 들여다보노라면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지못하고 제대로 된 교육도 못 받고, 부족한 생활조건 속에 평생을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삶이 안타까워 인상을 찌뿌리고 있다. 특히나,온 몸을 칭칭 싸매고, 여자로서의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이슬람 여인들을 보고, 가슴 한켠이 저려오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많다. 지금은 망한 대우그룹이 파키스탄에서 인정받고, 어떤 업적을 세웠으며 한국의 위상이 어떤지 알게되었다. 비틀즈가 왜 인도에 갔고 더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었는지, 
테레사 수녀가 어디에서 헌신했는지 등등......
히말라야는 그냥 산이 아니었다. 신들의 땅도 아니었고, 인간적인 사람들의 휴머니스트가 살아있는 그런 생생한 인간적인 곳이었다. 저자와 함께 히말라야를 엿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물론 코끼리 몸 전체를 비유하자면 발바닥밖에 못 본 거겠지만 그래도 히말라야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저자의 견문록을 통해 또다른 생각의 물코를 틀었다. 

Ps:그 동안 무척이나 험난하고 사람의 손길이 닿기 힘든 이 곳 히말라야를 오르며 죽어간 이들은 얼마나 많은가....그곳에 잠들어있는 거대한 자이언트들이여 편히 잠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