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그림책 읽기의 세계 그림책 학교
유영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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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면서 상상력을 키우고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탐험해보고

자신의 경험과 처지를 비추어보며 지식과 용기와 세상을 배우는 훌륭한 매개체이다. 

'낯선 그림책 읽기의 세계'에서 저자는 어른들이 만들어 어린이에게 보여주는 그림책의 의도와

해석이 어린이를 그림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어린이의 상상력을 저해하며 고정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15년 간 활동하면서 놓치지 않은 한가지는 '어린이에게 읽을 자유와 읽지 않을 자유, 스스로 보거나 멈출 자유, 느낀 것을 묻거나 독서후 활동을 하지 않고 뒹굴거리며

스스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어린이에게서 어린이책에 대한 주권을 뺏지 않는 것'이라고 배웠던 것을 함께 고민하며 실천하려던 점이다.

이 책을 읽고 반갑기도 하고 반성이 되기도 했다. 어린이를 위해 읽어주기 시작한 그림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내가 더 많이 일고 있는 지금. 그림책을 자꾸 어떤 목적에 사용하는 도구로 삼거나 분석하고 

가르치려고 할 때가 많아진 것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많이 나왔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고 감상할 수 있는 그림책도 많아졌다. 그래도 많은 그림책들이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지만 어른들의 의도나 시선을 세련되게 숨겨서 아이들에게 주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에 대한 이해나 그 세계와 삶이 녹아있지 않다면 그림책은 공부의 연장선이나 사회화의 좋은 도구에서 머무르게 될 것이다.

미국의 만화가 벡델 테스트에 빗대어 본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란 첫째, 그림책에 이름을 가진 아이 둘 이상이 등장하고 그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의 주제가 어른에 대한 것 이외의 것이여야 한다.

코로나 범람으로 더욱 친구도 못 만나고, 놀 거리도 부족하고, 상상력도 메말라가는 이때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을 통해 자기 주변에 있는 개인 문제나 사회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극복할 것인지 상상으로 연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책 속에 아이들끼리 공감하고 협의, 협동하는 모습이 숨어 있는 다양한 적용과 시도들이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말이 내게도 와 닿았다.

다양한 그림책에 대한 조금 낯선 비평을 통해 아이들의 주체적인 목소리가 제대로 드러나는 '좋은'그림책과 다채로운 해석이 계속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이 쓰였다고 여겨진다. 나 또한 그림책 전성시대로 향해가는 지금, 좀 더 아이들의 삶이 드러나는 그림책을 많이 만나고 싶고, 아이들이 즐기는 모습을 많이 만나고 싶다.

 

누르면 툭 튀어나오는 준비된 말이 아닌 제 몸으로 겪은 나름의 이야기가 나오길 기대해도 될 만큼 아이들의 사유는 깊고 다채롭습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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