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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공존의 시대 편 - 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 편 ㅣ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2월
평점 :
이번 명견만리의 네번째 공존의 시대 편은 내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깊어지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그동안의 세 권의 책보다 삶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부의 세습, 교육 사다리, 정신 건강, 현금 없는 사회, 도시의 모습과 지방의 미래 등등 모든 챕터가 현재 나의 삶에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면서 소득에 관한 생각도 많아졌고,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고등학교, 대학교의 교육이 진정 필요한 교육이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책과 토론을 하며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타국의 사례와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부분들을 읽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잘못된 굴레에서 벗어나 함께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들었다.
정신건강을 다룬 부분에서는 이 분야가 다뤄진다는 사실 자체로서 사회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외에서는 정신과와 더불어 약물처방을 하지 않는 상담센터 역시 활성화 되어있다. 상담사들을 훈련하고 양성하는 교육 과정 역시 정신과 의사가 되는 과정 만큼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제대로된 국가자격증 조차 갖추어져 있지 않다. 해외에서는 상담센터에서 전문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을 경우 보험처리가 될 정도로 아프면 병원에 가야한다는 인식과 동일하게 다뤄지고 있다. 팔이 부러지면 정형외과에 가야하듯이 마음이 아프면 상담센터에 가야하며 상담센터에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일 경우 약물처방이 가능한 정신과에 가야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마음이 아프면 상담센터에 가야하는 것이 아닌 정신과에 가야한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마음의 치료의 경우에는 약물을 처방받는다고 나아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커뮤니티를 통한 치유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전문 상담사가 부재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시스템적 구조에 대해서도 다뤄줬으면 하는 소망이 들었다.
금융 챕터에서는 개인적으로 궁금하긴 했지만 생소한 분야라서 다가가기 힘들었던 핀테크나 블록체인, 가상화폐에 대해 다뤄줘서 매우 도움이 되었다. 궁금하긴 해서 알아보고는 싶었지만 블록체인에 대한 책 한 권을 읽을 정도의 관심은 아니었기에 선뜻 다가가기가 어려웠는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었다. 덕분에 이제는 책에서 언급되었던 "블록체인의 미래"와 같은 책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역 챕터는 나역시 지방을 떠나 서울에 살게된 2030세대중의 한 명으로서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느덧 일조하고 있었던 사회의 문제에 대해 고개를 돌려보게 해 준 챕터였다. 나역시도 한 번 서울에 살아보고 나니 교육, 문화, 취업 등과 같은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져있는 이 도시를 떠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광역시를 떠나 서울에 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나말고도 수많은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 수도권에 머물고자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큰 대륙이 국가인 미국과 비교하기에는 억지스럽긴 하지만 뉴욕, 엘에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시애틀 등등 각각의 도시마다 그 특색이 있고 그 특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도시를 선택하여 거주지를 정하는 선택지가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지방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인것 같다.
명견만리 책들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기에 한 분야에 대해 너무 무겁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벼운 주제를 다루는 것은 아닌 책이다. 덕분에 누구나 그 주제에 대해 한 번 읽으면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현재의 사회 모습을 너무나도 잘 반영하고 있기에 몇 년이 지난 후에 읽으면 이미 너무 늦게 읽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늦지 않게 따끈따끈할 때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