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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쓴 글이 부끄러워 오늘도 쓴다 -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에세이
최준영 지음 / 이지북 / 2013년 7월
평점 :
전국 초청 1순위 강연가, '420자
칼럼' 페이스북 논객 최준영의 책을 만나 보았다.
'거리의 인문학자', '거지교수'라고
불리는 최준영의 에세이이다.
이 시대 가장 낮은 곳에서 소통하는
인문학 실천가 최준영.
그의 첫 책 제목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삶에서 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렇게 읽은 책들을 바탕으로 하여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상 이야기를 전하며
독자들과
소통하였다.
지난
1년간 페이스북에 매일 쓴 그의 글이 묶여 한 권의 책이 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순탄치 못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고교 과정은 야학에서 마쳐야 했고,
독학해서 대학에
진학했으며, 대학 시절엔 야학 교사 활동과 혼란한 시국에 휩쓸려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세 번의 제적
끝에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본격적인 고난의 시작이었지요. 대학 졸업장
없이 사회에 나선다는 건 무모한 일입니다. 아예 들어가지 않았으면 모를까, 들어가서 그냥
나왔다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수시로 무시와 편견의 과녁이 되어야 했고, 그럴 때마다
남몰래 시름을 달래야 했지요. 그때 매달린 게
책이었습니다. 조건은 채우지
못했지만 내용이라도 알차게 다질 요량에서였어요. 활자로 된 모든
것을 읽자 했습니다.
신문, 잡지는
물론이고 단 하루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습니다. - 226쪽
책 안에 담긴 에피소드는 읽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평탄하지 않았던 시간 속에서
노력으로 똘똘 뭉친 그의
진심과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저자의 강연 경험 스토리,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단상 등
'거지교수'라는
그의 타이틀에 어울리게 낮은
곳의 목소리를
차분하게 들려 주며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어려운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아니 생각해 봐야 하는 것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좋아요"를 계속
눌러대고 있었다.
막연히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에 글쓰기 강좌도 기웃거려보고
이것저것 책 쓰기 관련 자료들도
들춰보지만 영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나..한
줄이라도 진심이 담긴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내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그것이 차곡차곡 모여
내 삶의 기록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제목에
이끌려 집어든 이
책을
읽으며 무언가 대단한 글쓰기의 방식을 배웠다기보다
글쓰기를 할 때의 마음 자세에서 더
나아간
궁극적인 삶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