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조이
도미니끄 라피에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질만큼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인도의 캘커타..빈민가와 무질서, 매춘, 전염병 등이 난무하는 곳...이곳에는 온갖 가난한 자들이 다 모여 지독한 가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굶주림에 지친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생활한다.

3년간 몰아친 가뭄으로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서 온갖 일을 다 찾아다닌다.

피와 심지어 뼈까지 사고 파는 사람들, 그것들을 팔아 가족들에게 줄 양식을 구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무 망설임 없이 매주일 혈액은행의 문을 두드려 거의 다 젊은 나이에 빈혈로 죽어가기도 한다.

변변한 의료 시설이 없어서, 치료보다는 절단이 더 쉽다.

하지만 이들은 그들의 신을 위한 축제를 열기도 하고 자신의 가족을 위해 힘든 일을 묵묵히 참아내며 희망을 품으며 살아간다.

 

'환희의 도시'는 손바닥만한 마당 주위에 지어진 사각형 나지막한 집들과 빨간색 지붕을 한 집..노동자 촌, 인구밀도가 1평방킬로미터 당 13만명이라는 자랑스럽지 못한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나병과 결핵, 이질, 온갖 영양실조로 평균 수명 또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경제적 곤란이 극심한 지역이다. 인구 70만명에 우물샘은 겨우 10여개..차도에 바싹 붙어 있는 거무스름한 물이 나오는 소화전에서 세수를 한다.

인력거를 끄는 사람들은 노예처럼 살아야 한다지만 인력거의 손잡이를 잡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하사리는 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일을 하지만 행복을 느낀다.

인력거를 끌며 갖은 고생을 하는 하사리의 모습, 그리고 딸을 위해 지참금을 마련하여 제대로 된 결혼을 시키고 싶어하는 모습,

인도는 지참금이 없으면 중풍환자나 맹인, 나환자에게 시집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인디라 간디는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이와 같은 관습을 여러 차례 금지시킨 바 있지만 그래도 그토록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습이 가진 무서운 영향력이리라.

하사리는 결국 딸의 지참금 마련을 위해 자기 뼈를 팔게 되며 결국 딸의 결혼식 날 숨을 거둔다.

 

'환희의 도시'에 거처를 마련하여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려고 온 폴 랑베르 신부는

구멍 난 기와로 덮여있는 집에서 인도 생활을 시작한다. 이후 빈민촌에서 쓰는 말 을 단 한마디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기도를 드린다.

"아낭 나가르의 예수여, 이 빈민굴이 그 이름에 어울리도록 진정한 "환희의 도시'가 되도록 해 주소서."

랑베르는 날이 갈수록 약해진다. 근육은 눈에 띄게 야위였고 몸무게가 수 킬로그램이나 줄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랑베르는 대부분의 아낭 나가르주민들과 다를바가 없게 된다. 

나환자 촌에서 음식 대접을 받은 랑베르 모습이 떠오른다. 

문드러진 손과 진물나는 모습들 앞에서 구역질이 나는 것을 참으며 음식을 먹는 모습이 눈앞에 선해서 내용을 읽은 것뿐인 나 역시 속이 좋지 않음을 느꼈다...

하지만 랑베르는 이 상황에서도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들을 무서워하지 않았던 건 그들을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들을 사랑한 것은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 그리고 내가 섬기는 주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나환자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사랑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이 글의 끝에서 랑베르는 인도 내무부에서 귀화 증명서를 받고 인도 시민이 된다.

 

죽어가는 여인에게 약을 공급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는 랑베르의 모습, 나환자 수용소를 세우려는 계획을 테레사 수녀에게 말하며 기뻐하는 모습, 테레사 수녀와 함께 나환자를 돌보는 모습은 가히 존경스럽다. 사람이라기보다 신에 가까운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이라면 정말이지 상상도 못할 일들일 것이다. 나같았으면 아마도 단 하루도 못살고 환희의 도시를 탈출했을 것이다. 그들의 희생을 감수한 봉사와 나눔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환희의 도시'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환희의 도시'는 이 책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생활수준은 놀랄만큼 향상되었고 사회 의료 시설도 들어와 있으며 직업 훈련소, 무료 급식소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이 건립되었다고 한다. '환희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쉽사리 포기하거나 절망스러워하지 않았다. 가난이 가득한 곳이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사랑, 나눔,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기쁨..그들은 가슴속에 늘 기적 같은 희망을 바라고 살아가기에 가난 속에서도 웃음을 웃을 수 있었고 그 희망의 빛은 결코 꺼지지 않고 빛났던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도 그들을 그냥 지켜보는 게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사랑과 봉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나눈다면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기적 같은 일들은 더이상 기적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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