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듯 대화하는 기술
요코야마 노부히로 지음, 김지윤 옮김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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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 대화하는 기술

 

 

몇 년 전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끈 미움받을 용기를 보면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나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관계가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쏟아지는 SNS의 등장으로 사람들과 연결기회와 범위는 확대됐지만, 그만큼 오해와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졌다.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비언어로 분류되는데 이 책, 물 흐르듯 대화하는 기술에서는 언어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추어 어떤 식으로 대화를 맞물리게 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비유적으로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대화가 안 통한다는 것은 그 톱니바퀴가 헛도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이유는 아래의 5가지로 나뉜다.

 

리스닝, 리딩 의식 부족 어휘력의 부족 배경지식의 부족

지식과 경험의 차이 입장의 차이

 

이러한 문제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커뮤니케이션이 표면 커뮤니케이션(잡담이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대화인), 논리 커뮤니케이션(논거와 결론이 분명한 대화)으로 나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논리 커뮤니케이션은 바로 이 어긋난 톱니바퀴를 맞물리게 하기 위한 대화이다. 그래서 저자는 표면 커뮤니케이션 80%, 그리고 논리 커뮤니케이션 20%의 비율이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결국은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상황별로 문제원인을 파악한 후 특성에 따른 마음의 준비와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다. 다만 이 책의 장점은 교과서적인 매뉴얼의 나열이 아니라, 각 문제상황별 팁과 센스를 대화 예시문을 통해 우리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옛날에 초코파이 광고에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라는 멜로디가 유명해졌지만, 사실 말하지 않으면 당연히 모른다.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우리는 의외로 다른 사람의 말을 정확하게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으라는 말을 작가는 다음의 3가지로 해석한다.

 

입을 다물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hear)

이야기를 듣고 상대가 원하는 것의 논점을 파악한다. (listen)

상대의 요구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거듭한다. (ask)

 

결국 경청이란 열심히듣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잘듣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핵심을 파악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확인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책을 마무리하며 저자는 대화가 무조건 통하게 하는 마법을 소개한다.

그 정체는 바로 라포르(rapport) , 신뢰관계이다.

 

대화를 잘하는 힘은 일반상식이나 깊이 있는 지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커뮤니케이션 자체의 이론이나 테크닉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상호간의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저자가 말하듯이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는 매우 불안정해서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물며 일상생활의 모든 대화를 논리적으로 맞추기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통하지 않는 대화자체를 즐기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화려한 화술이 아니라, ‘소통의 기술일지도 모른다.

 

말이 안 통해서 난감했던 분들에게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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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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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선언에서 말하기를 모든 단단한 것들은 공중으로 분해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 단단한 것들을 사회적, 경제적 구조의 의미로 썼을 것이다. 그리고 공산당 선언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듯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역시 자유주의 세계관과 민주주의 체제의 단점들을 지적한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지하며, 우리의 정의감은 시대착오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비관적 비판과 분석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특유의 경쾌한 직조법을 사용하며 순간순간 종교, 과학, 철학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옮긴이가 표현한 것처럼 축구에서 현란한 드리블을 지켜보다가 마지막 문전 앞에서 슈팅 순간 공을 넘겨받는 기분이랄까.

 

그렇다면 공을 넘겨받은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점은 유발 하라리가 지적하는 전지구적 현상에 대한 해석을 개인의 삶에 연결시켜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 사건들의 심층적 의미는 무엇인가?”

 

작가는 우리시대의 거대한 혁명들과 개인의 내적인 삶이 연결돼 있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나는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의 챕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5, 회복탄력성이라고 생각한다.

 

사회학자, 철학자, 역사학자의 의무가 경고음을 내어 미래에 발생할 모든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라면, 사람들은 (어쩌면 마르크스가 강조한 대자적 계급의 모습처럼) 세계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가늠해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보화시대에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의 차이를 식별하는 능력, 무엇보다 수많은 정보조각들을 조합해서 세상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교육계는 기술적 기량의 교육비중을 낮추고 종합적인 목적의 삶의 기술을 강조해야 한다. 가속화 되는 변화의 속도는 경제와 기술뿐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의 의미 자체가 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절성이 삶의 특징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며, 낯선 상황에서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일 것이다. 그래서 강한 정신적 탄력성과 풍부한 감정적 균형감이 중요하다.

 

표현 그대로 변한다는 사실 하나만이 확실한 미래의 진실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른들의 말이 시간을 초월한 지혜인지 시대에 뒤떨어진 편견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어른들에게 너무 의존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나는 유발 하라리가 작가로서 매력적인 이유가 우리에게 불편함자신감모두를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모든 영역이 혼돈을 더해가는 불확실의 세계에서 자신의 위치와 의미를 가늠하려는 사람들의 시도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모든 세대는 새로운 답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결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떠날 때 짐이 가벼워야 많은 곳을 가보고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갖고 있던 모든 환상들을 뒤에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 그 환상들은 너무나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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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20
김순이 글, 이종미 그림 / 보림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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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선녀는 왜 나무꾼을 혼자 남겨두고 하늘로 올라갔을까요?”

 

조금 더 많은 뒷이야기를 보여주는 이 작품을 통해 저는 선녀와 나무꾼이야기에 담긴 교훈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출간된 수많은 선녀와 나무꾼중 보림출판사의 작품은 이야기 스스로 담고 있는 본래의 뜻에 가장 충실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녀와 나무꾼을 포함한 많은 옛이야기 속에는 우리 조상들이 가졌던 꿈과 소망, 슬픔과 절망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설화 속에서 결혼은 고난의 끝과 행복의 시작을 보여주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하늘에 살던 선녀와 땅에 살던 나무꾼의 만남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자신의 세계를 떠나 인간세상의 삶을 묵묵히 견디며 희생해야만 했던 선녀의 마음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고난을 겪으며 불우히 살아가던 나무꾼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에게 구원받는 것 같지만, 그 구원은 일시적일 뿐 또 다시 본래의 생활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보여지듯 나무꾼이 잘못되고 손쉬운 방법으로 얻은 행복보다는, 잘못된 방법에 대한 속죄와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선녀와 나무꾼이 가졌던 본래의 의미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선녀와 나무꾼의 숨겨진 결말.

 

그리고 섬세한 색의 조화와 아름다운 문장을 만날 수 있는 진짜 선녀와 나무꾼이야기를 여러분도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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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의 날들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글.그림 / 보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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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의 날들

 

우리를 스쳐가는 빛나는 날들

 

사람들을 추억하는 터널의 마음을 작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가 평소 자주 지나다니는 도로 위의 터널들, 사실 터널은 인간이 만든 단순한 건축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려지는 터널의 모습은 다릅니다.

 

작가는 관점의 전환을 통해 어두운 터널을 생명력만남의 공간으로 변모시킵니다.

 

터널 안은 어둡고 적막하지만 계절의 지남에 따라 봄에는 예쁜 꽃이 날리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도 불며, 가을에는 낙엽을, 겨울에는 눈도 받아들입니다.

 

무엇보다 특유의 흑백컬러로 거칠게 표현되는 터널의 모습은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 같습니다.

 

이처럼 작가에게 터널은 생명감정을 가진 존재입니다.

 

만약에 터널이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언제나 자신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와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했을 것입니다.

 

이렇듯 터널은 그저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존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기억하며 살아갑니다.

 

아이도 나도 한 살 더 먹었어요.”라는 터널의 말에서 추억을 가지고 생명을 반기는 터널의 존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하며 우리를 목적지까지 빠르게 갈 수 있게 도와주는 터널의 고마움.

 

터널의 날들은 익숙한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고마움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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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맨 The Collection Ⅱ
앙투안 기요페 지음, 이세진 옮김 / 보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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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맨

 

작품이 보여주는 감각적인 연출 덕분인지,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아름답지만 과하지 않은 컬러감과 흑백의 대비, 그리고 특유의 흑백컬러

 

무엇보다 페이퍼 컷팅 기술과 실루엣 중심의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서

뉴욕이라는 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리틀맨은 텍스트를 통해 스토리를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전쟁으로 엉망이 된 고향과 총은 든 사람들을 떠나 뉴욕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한 소년과 가족들의 이야기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제주도 난민들의 사례가 생각났습니다.

 

어린 흑인 소년을 통해 최근 국제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 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고, 평범한 도시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꿈의 나라일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이 작품 리틀맨을 통해서는 자유(Freedom)’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독자가 이러한 주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해석할 수 있게끔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도 좋았지만, 아름다운 컬러와 연출기법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높인 점 역시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가자, 우리 아들, 오늘이 네 생일이란다. 우리 함께 다리를 건너자꾸나.”

 

이 책의 마지막은 주인공 카시우스와 가족들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는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저의 상상이지만 아마도 다리를 건너는 동안 소년은 성장할 것이고, 이 다리의 끝에는 전쟁의 폐허에서는 만날 수 없던 자유와 행복이 놓여져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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