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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빅토리아 턴불 지음, 김영선 옮김 / 보림 / 2017년 9월
평점 :
『판도라』
판도라라는 단어를 들으면 여러 가지 단어가 연상되지만,
저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정말 좋은 의미의 아름다운 단어이지만, 솔직히 누군가 저에게 “희망을 가져”라고 말한다면 없던 희망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희망이 생길까요?
제 생각에 희망은 “가져!”라는 말을 들을 때보다, 희망을 가진 사람을 볼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 의견이지만요ㅎㅎ)
그림책의 좋은 점은 메시지를 직접 말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인물들의 모습과 행동을 통해 책을 읽는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찾게 하니까요.
이 책의 주인공 판도라는 폐허더미에서 살아가는 작은 여우입니다. 그리고 망가진 곰인형을 하나 주워와 깨끗이 고치고는 활짝 웃는 소박하고 순수한 친구입니다.
그렇습니다. 판도라는 버려지고 망가진 것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희망의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판도라 혼자서 폐허더미인 산을 바꿀 수는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다리를 다친 작은 파랑새 한 마리가 판도라의 집에 날아들게 되고,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며칠 뒤 파랑새는 떠나게 되고 판도라는 또 다시 혼자가 됩니다.
“가슴이 고장난 것만 같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죠.
하지만!!
“온 땅이 새롭게 태어나 있었어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어떻게 파랑새와의 짧은 만남이 폐허더미였던 산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주인공의 이름이 ‘판도라’인 것과 관련있겠죠?
책 속의 폐허더미 산은 신화 속 이야기처럼 인간의 이기심과 질투, 아픔과 슬픔 같은 재앙을 표현하는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 속에 마지막에 남아있던 희망으로 새로운 인류가 탄생할 수 있었던 만큼, 이 동화의 주인공도 희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의 공간을 탄생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