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채집가

파랑 채집가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5
로이스 로리 지음, 김옥수 옮김 / 비룡소 / 2008년 1월

 파랑 채집가는 기억 전달자, 파랑 채집가, 메신저 등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 로이스 로리의 sf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다. 작고 마르고, 선천적으로 다리가 불편해 걸을 때마다 다리를 땅에 질질 끌고 다니는 이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마을에서 버려질 위기에 처한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일꾼만이 살아갈 수 있는 마을에서 불구인 소녀를 벌판에 버리자고 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4음절의 이름을 가진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소녀는 목숨을 구하게 된다. 이 마을은 나이가 들수록 이름에 음절이 하나씩 더해지고, 음절이 많은 이름일수록 나이가 많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소녀를 죽이자고 했던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말씀에 반박하지 못하고 소녀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

 '키'였던 소녀가 자라 '키라'가 되던 해, 키라의 어머니께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 돌아가시고 만다. 마을에서는 불구이자 고아인 키라를 벌판으로 내쫓자고 하지만, 어머니께 배운 놀라운 자수실력 덕분에 키라는 마을의 수호자 협회 내에서 살 수 있게 된다. 그곳에서 키라는 연례 모임에 쓰이는 옷을 수선하는데, 화려하게 놓인 자수를 수선하던 키라는 색이 바랜 실들 중에서 오직 파랑만을 수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키라에게 염색법을 가르쳐주신 할머니는 저 멀리 파랑을 채집하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고 하셨고, 키라는 파랑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 내용은 매우 빠르게 전개된다. 결말이 확실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아 조금 찝찝한 면도 없지 않으나,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